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 거행동방 교회와 베드로 사도 무덤 앞 기도미사에 200여 개국 정상·사절단 참여 교황 “세상 위해 누룩 되는 교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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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한 즉위 미사에서 팔리움을 착용하고 강복하고 있다. OSV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가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거행하고 주님의 뜻을 따라 보편 교회를 이끌며 전 세계에 복음 선포하는 베드로 사도직의 시작을 알렸다. 교황은 “아무런 공로 없이 뽑혔고, 이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형제로서 여러분에게 갈 것”이라며 모든 하느님 백성을 섬기며 하느님 사랑의 길을 함께 걷는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 될 것을 다짐했다.
교황의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추기경단을 비롯한 사제단과 정교회·개신교 등 (형제)그리스도교 교파와 이웃 종교 대표, 전 세계 200여 개 국 정상·축하 사절단과 신자 등 20만여 명이 함께했다.
즉위 미사는 레오 14세 교황이 동방 가톨릭교회의 총대주교들과 함께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아래 초대 교황 베드로 사도의 무덤 앞에서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교황은 ‘임금께 드리는 찬미’(Laudes Regiæ)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성 베드로 광장 제대로 이동해 베드로 직무의 시작을 알리는 미사를 주례했다.
미사의 절정은 교황의 직무와 권위를 상징하는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를 받는 예식이다. 교황은 수여식에서 부제급 추기경단 대표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으로부터 양 떼를 지키는 목자의 사명을 상징하는 교황 팔리움을 받았다. 이어 주교급 추기경단 대표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으로부터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를 받아 착용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장엄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복음서를 들어 강복했고 미사 참여자들은 성가대의 선창을 따라 “주님 만세”를 합창하고 손뼉을 치며 축하했다. 교황은 미소를 지으며 주님과 모든 하느님의 백성 앞에서 떳떳한 로마의 주교가 될 것을 다짐하듯 오른손으로 가볍게 가슴을 세 번 두드렸다. 10여 분가량 진행된 예식은 교황이 하느님 백성 대표로 나선 12명의 대표단과 친교의 인사를 나누며 순명 서약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교황은 강론에서 “하나 된 교회, 일치와 친교의 표징이자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를 만들자”고 기도했다. 교황은 “복음의 핵심은 우리를 모두 형제자매가 되게 하는 하느님의 사랑”이라며 “성령의 빛과 힘으로, 우리는 하느님 사랑 위에 세워진 교회, 일치의 표징인 교회, 선교하는 교회, 곧 세상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말씀을 선포하며, 역사 앞에서 마음의 불안을 느끼고, 인류를 위한 화합의 누룩이 되는 교회를 세우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는 염수정·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해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참여했고, 유인촌(토마스 아퀴나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도 참여했다. 교황의 고국 미국의 J.D.밴스 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부부 등 각국 정상들도 총집결했다. 교황은 미사 후 성베드로 대성전으로 이동해 각국 정상과 사절단의 예방을 받고 인사를 나눴다.
장현민 기자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