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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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딸 잃은 부모 손 잡아준 교황

레오 14세 즉위 후 첫 일반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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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알현 중 이태원 참사로 외동딸을 잃은 강선이씨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강선이씨 제공


레오 14세 교황이 5월 2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후 가진 첫 일반알현 자리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났다. 교황에게 위로를 받은 이성환(요한 마르코, 59)·강선이(로즈마리, 55)씨 부부는 3년 전 참사 당시 2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이상은씨 부모다.

이씨 부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사진과 글귀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일반알현에 참여했다. 상은씨의 이모 부부도 함께였다. 현수막에는 한국어와 라틴어·영어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에게 영원한 빛과 정의를 주소서’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본 교황은 유가족에게 다가와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었고, 강씨가 대답하자 그의 손을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강씨는 “외동딸을 잃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주님께서 하늘나라에서 딸을 비롯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잘 돌봐주시고 지켜주시도록 기도해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저희 유가족은 아직도 참사의 진상을 찾고 있다”며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또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연대하자는 의미가 담긴 별 모양 배지와 보라색 리본을 교황에게 전달하며 “희생자들을 축복해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교황은 유가족이 들고 있던 현수막을 축복했다. 남편 이씨는 “세상의 큰 어른을 뵙고, 저희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참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부부는 예비신자 교리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난 딸의 유지를 잇고자 지난 3월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함께 세례를 받았다. 딸 상은씨도 생전 원했던 ‘실비아’란 세례명으로 화세(火洗)를 받았다.


부부는 교황 일반알현을 지난 2월 신청했고, 교황청으로부터 회신을 받으며 이뤄졌다. 그 사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고, 5월 8일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되면서 새 교황을 알현하게 됐다.

부부는 “교황께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로 방한하실 때 ‘축복 덕에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잘 이뤄졌다. 정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희망’을 주제로 한 강론에서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복음의 모든 말씀은 우리 삶이라는 흙에 심어진 씨앗과 같다”며 “흙은 개개인 마음뿐 아니라, 세상과 공동체와 교회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 말씀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지만, 각자에게 다르게 작용한다”며 “세상 모든 곳에 씨를 뿌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계산하고 계획하는 데 익숙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학주 기자 goldemouth@cpbc.co.kr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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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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