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매달려 사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과거에 잘나가던 시절에 매달려서 지금 힘든 시절을 달래거나, 반대로 과거의 잘못에 매달려서 후회와 자책에 잠겨 살거나….
과거는 무엇인가?
과거는 경험일 뿐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인데, 중요한 것은 그런 과거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를 부정하면 현재의 나도 존재의미가 부정된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성실하게 살려는 사람에게 우울증이 오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완벽을 추구하며 전력질주를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무리하게 되어, 마음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완벽을 추구한다 하여도 완벽한 결과란 없는 것이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요구가 만족되질 않아 괴로워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1939)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애도는 사랑하는 사람 또는 추상적 대상의 상실에 대한 반응이고, 우울에서는 대부분 외적 대상의 상실은 없으며, 무시당하고 실망하는 모든 상황을 포함하여 애증이 생기거나, 기존의 양가감정이 강화된다.
즉 우울은 외적 대상보다 내적 대상의 상실에서 온다. 야망의 좌절, 자긍심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 지위를 잃었을 때 우울증이 발병한다.
한 사람의 이상적 자기 또는 자기 이상과 실제 자기가 일치하지 않을 때 몹시 괴롭다. 보통은 항의하지만(공격심을 항의의 근원으로 향하게 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상실 자체를 부정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이것은 오래 가지는 못하지만 일단 괴로움은 모면한다. 그런데 만약 원하는 대로 회복되지 않고 극복하지도 못한다면 무력해지고, 신체질환, 심인성 통증 등이 나타난다.”
우리의 삶은 주님께로, 사랑의 공동체로 방향 지워져 있습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향해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상처와 콤플렉스가 우리의 길을 방해해서 후회스런 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주님께로 방향 지워져 있으니 과거에 매달리지 마시고 주님이 주신 시간 안에서의 경험으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글 _ 홍성남 신부 (마태오,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1987년 사제 수품. KBS 아침마당 특강 ‘화날 땐 화내고, 슬플 땐 울어야 한다’로 전 국민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저서로 「챙기고 사세요」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새장 밖으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