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생명윤리의 교과서’로 불리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반포 30주년을 기념해 대화·문화·정체성, 의료, 생명공학, 교육 등에서 그 정신을 실현하는 방안이 모색됐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5월 24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공동으로 가톨릭대 성의교정에서 「생명의 복음」 반포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를 개최했다.
로마 교황청립 레지나 아포스톨로룸 대학 생명윤리학 교수 조셉 탐 신부는 낙태논쟁에 있어 ‘확신’이 찬반론자의 대화를 방해한다고 진단했다. 탐 신부는 “인간 생명이 수정부터 시작된다는 진리가 낙태한 여성을 거부하고 낙태 찬성론자와 대화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태아를 지키면서 궁극적으로 여성과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교회의 진실성과 선의를 드러내며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티엔 추기경 기념병원 가정의학과장 아를렌 떼 수녀는 교회가 권장하는 나프로 임신법 및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 인증 의료 자문가다. 부부간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여성의 자궁경부 점액을 관찰하고 기록해 자연임신을 돕고 있다. 떼 수녀는 나프로 임신법을 소개하며 “모든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 실천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직업환경의학센터 임선희(마리아) 원장은 인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기술이 오히려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생명공학기술이 잘못된 의도로 사용되면 그것은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도 없고 죽음의 문화를 강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착상 전 유전진단 사례를 통해 “질병에 강한 건강한 수정란을 선별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태어날 아이를 ‘제품’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김경이(클라라) 가톨릭대학원 교육학과 부교수는 “생명교육의 목적은 「생명의 복음」의 중요성을 충분히 깨달은 이들을 더 많이 양성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인격주의 생명윤리 관련 정보 이해와 윤리 원칙을 알고 해석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생명윤리 리터러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