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군종 임관식에서 장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유수일 주교. CPBC DB
[앵커] 지난 2010년 9월 제3대 군종교구장에 착좌해 11년간 군종교구를 이끌어온 유수일 주교.
유 주교는 재임 기간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군 복음화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해온 장병들의 아버지였습니다.
유 주교의 삶과 신앙을 이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VCR] "아직 신자가 되지 않은 군인들에게 군종 신부님들과 함께 또 수녀님들과 함께 또 군인 신자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해서 복음 전파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유수일 주교가 제3대 군종교구장에 임명된 직후 서울 용산 군종교구청에서 가진 인터뷰 모습입니다.
작은형제회 소속 수사신부였던 유 주교는 지난 2010년 7월 16일 제3대 군종교구장에 임명됐습니다.
작은형제회 정동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 수호자를 거쳐 서울 청원소 부수호자로 지내던 유 주교의 군종교구장 임명은 파격에 가까웠습니다.
해방 직전인 1945년 3월 충남 논산에서 출생해 1980년 사제품을 받은 유 주교는 당시 체중미달로 군 면제를 받아 군 생활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주교가 되어 군종교구장으로서 젊은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습니다.
유 주교는 10년 6개월의 재임기간 동안 군 복음화에 있어서 질적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마침 2011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신앙의 해’를 선포하면서, 군 복음화 현장에서도 신앙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둔 신앙을 강조해왔으며, 삼위일체 신앙 역시 강조했습니다.
북녘 교회의 복음화에도 관심을 기울여 지난 2019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있는 JSA성당을 봉헌하기도 했습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가장 최북단 기도의 장소가 유 주교 재임 시절 새로 봉헌된 셈입니다.
임기 1년여를 남긴 지난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이 유행하던 때는 교구장으로서 가장 마음이 아픈 해이기도 했습니다.
단체생활을 하는 군부대 특성상 엄격한 방역지침으로 종교생활 자체가 금지됐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 주교는 연평균 2만 3000명에 이르던 군종교구 한해 영세자 수가 3400명 정도로 급감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유 주교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군종후원회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유 주교가 뿌린 신앙의 씨앗은 4년이 지난 현재 군 복음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2021년 퇴임 인터뷰에서 유 주교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감사'였습니다.
<유수일 주교 / 제3대 군종교구장>
"어떻게 다 감사의 말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어요. 참. 군대 경험도 없고 군대 조직도 몰랐던 저를 교구장으로 받아주시고 정말 기쁘게 함께 해주심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