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3대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의 장례 미사가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습니다.
한국 주교단과 사제, 신자들은 고인이 천상에서 부활의 삶을 누리길 기도했습니다.
김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5월 성모성월의 끝자락, 주님 승천 대축일을 앞두고 '하느님의 작은 종' 유수일 주교가 하늘 길에 올랐습니다.
장례 미사는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주례로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습니다.
평일 이른 아침부터 명동대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유 주교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습니다.
서상범 주교는 강론에서 "주교님은 삼위일체 하느님 정통 신앙에 충실하셨다"며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에 소홀해질 때, 주교님의 모습은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서상범 주교 / 군종교구장>
"유 주교님께서 착좌하신 시절부터는 군종교구가 좀 더 영적으로 심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간절한 시기였습니다. 깊이 있는 강론과 성령의 능력이 가득 찬 가르침은 군 신자들, 병사들의 영적 목마름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유 주교님이 군종교구장 재임 중에 새로 건립한 JSA 성당에 대한 애정이 매우 컸다"며 "이 성당이 통일을 기원하는 기도의 장소가 되기를 염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용훈 주교 / 주교회의 의장>
"유 주교님께서는 국내외 군 사목 활성화를 위해 어디든 지체하지 않고 달려가시며 평화를 위해 애쓰는 이들을 격려하고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셨습니다."
작은형제회 김찬선 신부는 "작은 형제로서 늘 겸손했고, 기도와 교회를 향한 충성으로 살아간 사제였다"고 기억했습니다.
<김찬선 신부 / 작은형제회>
"돌아보면 참으로 겸손하고 작은 형제셨고 기도에 충실하고 교회에 충성스러운 사제였으며, 당신을 찾아오는 이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어질고 차별하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장 김상욱 신부가 성수를 뿌리며 유수일 주교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습니다.
미사에 함께한 신자들은 삶과 신앙의 길잡이였던 유수일 주교를 깊은 그리움으로 애도했습니다.
<김태민 베네딕토 / 재속프란치스코회 동서울지구 형제회>
"주교님은 저희 재속프란치스코회의 영적인 스승이셨습니다. 특별히 여러 형제회에 영적 보조자를 하시면서 심혈을 기울이셔서 우리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고경하 로즈마리 / 서울대교구 반포본당>
"정말 다정하고 정말 겸손하시고 낮은 자의 목자이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주교님이 돌아가셨다는 걸 듣고 너무 눈물 났어요."
앞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당에 마련된 빈소엔 첫날부터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조문객들은 유수일 주교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유 주교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임관빈 씨는 "주교님은 늘 곁에서 다정하게 다가온 목자"라며 가슴속에 깊이 새겼던 유 주교의 온기를 되뇌었습니다.
<임관빈 이레네오 / 예비역 육군 중장>
"정말 격의가 없는 그래서 저희들이 늘 가까이에서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었던 그런 목자셨습니다."
유수일 주교는 천안 성거산 작은형제회 관구 묘지에 안장돼 영면에 들었습니다.
삼우 미사는 오는 2일 오전 11시 국군중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됩니다.
유 주교가 남긴 신앙과 기도의 유산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