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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정책에 청년 척도를 도입하자!

정준교 스테파노 다음세대 살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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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이제 전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과거에 비해 외국인 여행객들도 많아졌고, 국내 거주 외국인들도 그러하다. 전 세계 대부분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고, 공항에서 한글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는 나라도 적지 않다. 여행할 수 없는 나라나 엄격하게 입국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나라의 수도 줄었다.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가 된 것은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경험할 수 있다. 신발까지 벗기는 나라와 달리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간편한 입국이 가능하다. 전국 어디에나 무료 화장실이 있고, 심지어 비데가 설치되고 겨울에 더운물이 나오는 공중화장실까지 있다. 시내는 물론이고, 지하에서도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가 된 것은 경제 성장과 정치적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지난해 12월 3일 갑작스러운 비상계엄을 평화롭게 중지시켰고, 시스템으로 위기를 극복해 민주주의가 견고함을 증명해냈다.

이렇게 되기까지 피와 땀을 흘린 기성세대, 특히 노인세대의 노고는 상찬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이들은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기성세대의 대표적 업적은 전쟁의 위협 속에서 가난한 농업국가를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경쟁하며 제3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업도 있는 산업 국가로 변모시켰다는 것이다.

새롭게 출발한 정부는 초지능 초연결사회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에 많이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성세대의 노력으로 이미 우리 일상 안에 깊숙이 들어와, 운전할 때나 길을 찾을 때 지도 대신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에도 장착된 인공지능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그런데 새 정부가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할 분야가 청년세대다. 아무리 지금 사회가 살기 좋아도 청년들이 살기 힘들다면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의 한 후보가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한 말로 상징되듯, 지금 기성세대가 경험한 삶의 굽이들을 청년세대는 경험하지 못했다.

기성세대와 외국인들이 살기 좋겠다고 말하는 곳도 청년들이 살기 어려워 떠나야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청년세대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어려운 나라인 것이다. 당장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많은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

일자리 감소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는데, 사라진 일을 대신할 일자리는 언제 어떤 것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당장 실직은 현실인데, 실직자의 미래는 말로만 걱정한다. 날로 발전할 인공지능이 기성세대에게는 업무 보조 도구가 되겠지만, 청년 세대에게는 강력한 경쟁자가 된다.

교회가 우려하듯 양심도 윤리의식도 없으며,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를 생산하는 환각 증세까지 보이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시도까지 감지되는 인공지능의 위험을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대상이 청년세대다. 그런데 자신들의 삶에 전적인 영향을 미칠 인공지능 관련 정책과 투자에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이들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될 것이다.

저혼인·저출산을 걱정하면서도 이제껏 정작 이와 관련한 정책 도입에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 바뀌어야 한다! 인공지능 정책부터.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에 청년 척도를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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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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