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은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비롯됐습니다.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생 회복을 비롯한 사회 대개혁을 이루어 나가길 이번 선거를 통해 요청했습니다. 사회 곳곳에 있는 과거의 썩은 구태를 도려내 대한민국의 새 여정을 걸어갈 책임이 이 대통령에게 주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우선해야 할 일은 국민통합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지금 우리 공동체는 지역과 남녀 그리고 세대 등으로 갈라질 때로 갈라져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 대통령은 일치의 중심이 되길 바랍니다. 윤석열 정권처럼 강성 지지층과 측근에 둘러싸여 한쪽의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입틀막 처럼 언론을 통제해서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안 됩니다. 국회를 존중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약속을 꼭 지키길 기도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기간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경제정책을 ‘잘사니즘’과 ‘먹사니즘’이라고 불렀습니다. 취임사에서도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며 친기업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대통령에게서 우리 공동체의 약자에 대한 관심이 적어 보여 걱정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할 정도입니다. 노동자와 서민, 이주민과 장애인과 같은 공동체의 난쟁이들도 탄핵의 광장에 있었습니다. 성장의 그늘이 없게 분배와 평등의 가치도 돌아보길 바랍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을 살려내야 합니다. 얼어붙은 남과 북의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 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원조가 대화의 물꼬를 트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씨앗을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뿌렸듯이, 2027년에 있을 세계청년대회에 북한 청년들이 참가하며 끊어진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꿈꾸었던 평양 방문을 레오 14세 교황이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중인 2027년에 세계청년대회가 열립니다. 전 세계에서 최대 100만 명의 청년이 대한민국에 모여 희망과 일치의 장을 펼칩니다. 대회 기간 중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도 대한민국에 오십니다. 대회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새 정부의 도움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회를 통해 전 세계인이 대한민국을 바라볼 것입니다. 지난 잼버리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종교를 떠나 국제적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부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란다>입니다. 하느님께서 국민을 통해 부른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혜와 식별의 은총을 내려주시길 빌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