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 10일 교황청 외교단 첫 회동 “가난한 사람 종교 자유 수호해 달라”
[앵커]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처음으로 전 세계에 파견된 교황청 외교관들과 회동했습니다.
교황은 이들 외교관에게 사도 성 베드로의 시선을 강조하고 항상 작고 가난한 이들 편에 서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바티칸에서 교황청 외교단과 즉위 후 첫 회동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기자]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바티칸에서 전 세계에 파견된 눈치오(Nuncio) 즉 교황 대사와 외교관들을 만났습니다.
교황은 역대 교황들이 교황청 외교관들과의 첫 만남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들에게 사도 베드로와의 유대를 상징하는 반지를 선물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교황청 외교관과의 첫 회동에서 수여한 외교관 반지. 바티칸 미디어
반지에는 섭 움브라 페트리(sub umbra Petri) 즉 ‘베드로 아래 그림자’라는 뜻의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교황청 외교관들의 헌신과 봉사가 성 베드로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으라는 의미입니다.
교황은 연설에서 사도행전 3장 ‘베드로가 불구자를 고치다’ 편을 인용하며 외교관들에게 “언제나 베드로의 눈이 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10일 교황청 외교관 첫 회동 연설>
"가장 어려운 곳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 되십시오.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도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알았던 베드로처럼 겸손과 현실적인 마음을 유지하십시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교황청 외교단과의 첫 회동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교황은 전 세계에 교황을 대표해 파견되는 교황청 외교 사절단은 가톨릭 교회와 보편성을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교황청 외교관만큼 친교와 하나로 단결된 외교단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교황청의 외교는 “교황청이 제시하는 인류 형제애와 민족 간 평화라는 메시지의 모범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교황청 외교관의 역할과 직무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며 주교 후보자 선발에서 외교관들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교황은 특히 교황청 외교관의 역할에 대해 “여러분은 교황이 친교와 일치의 도구로 파견한 선교사”라고 일깨웠습니다.
따라서 교황청 외교관이 그리스도를 내어 드린다는 것은 “사랑을 베푸는 것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 사랑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10일 교황청 외교관 첫 회동 연설>
"여러분이 사는 나라에서 모든 사람이 교회가 언제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줄 준비가 돼 있고, 언제나 가장 작은 이들,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 있으며, 언제나 하느님을 믿는 신성한 권리를 수호할 것임을 알 수 있도록, 여러분을 믿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교황청 외교단과 첫 회동 후 단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OSV
한편 교황청은 현재 유럽연합과 몰타 기사단을 비롯해 전 세계 184개국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외교 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2023년 오만입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