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6월을 예수 성심 성월로 지낸다. 특별히 그 거룩한 날 중 하루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로 기념한다. 한국 주교회의는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이날을 ‘사제 성화의 날’로 정해 모든 하느님 백성이 사제직의 존엄함을 깨닫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도록 했다.
오늘날 교회는 사제직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그중 하나는 가톨릭교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성직자의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다. 그러나 거룩한 성사를 집행함으로써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희생 제사를 재현하는 사제직의 존엄함이, 성직주의에 대한 비판 속에 소홀히 여겨져서는 안 된다.
심화되는 사제 성소의 부족은 교회 생활과 신앙 생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제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사제 지망자의 감소로 인해 원로 사목자의 비율은 높아지고, 사제단의 고령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사제는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고, 완전한 성덕을 향해 나아가며, 교회와 세상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직분이다. 사제들 스스로 성덕을 향한 자신의 소명을 철저히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특별히 신자들은 사제직의 존엄함을 잊지 않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와 정성으로 함께해야 한다. 사제 성화는 단지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공동체 전체가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동반하며 지지할 때,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성심성월을 맞아, 우리 모두가 사제 성화를 위한 기도의 불을 다시 밝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