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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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 폭력의 원인 찾는데서 시작해야

주교회의·수원교구 민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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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주교)는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신부)와 공동 주관으로 12일 수원교구청에서 ‘2025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교회의 민화위는 지난해 심포지엄 주제인 평화교육을 더 심화하기 위해 올해는 ‘갈등과 평화교육’으로 정했다.

김주영 주교는 인사말에서 “최근 시행된 코리아타임즈 여론조사 결과, 새로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필요한 과제가 ‘남북 협력, 인도적 지원 확대’, 두 번째가 ‘비핵화에 대한 협상 재개’로 뽑혔다”며 “한민족으로서 같이 만나 대화하고 협력하며 교류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온 걸 보면 우리는 한민족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해소되기를 바라기보다 그 갈등을 어떻게 대화와 경청, 협력으로 극복하느냐가 우리 삶과 민족의 현실 안에서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 여정에 지혜를 청하자”고 당부했다.

통일연구원 박주화 박사는 ‘갈등심리와 평화교육’ 주제 발표에서 “확신에서 의심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평화교육이 재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평화는 옳은 것’ ‘평화는 우리가 성취해야 할 절대적 선’이라는 확신은 오히려 평화교육에 치명적인 적이 될 수 있다”며 ‘폭력에 초점을 둔 평화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평화는 늘 폭력의 대안으로 얘기됐는데, 무엇이 폭력을 만들었는가를 바라보는 일이 바로 평화”라고 했다. 추상적 평화 개념을 교육하려 하기보다, 먼저 폭력의 구체적 양상을 이해하고 그 작동 구조를 해체하는 작업이 평화 실천을 위한 더욱 확실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박사는 “고착화된 갈등은 단순히 정치적·제도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각자 내면에 깊이 뿌리내린 폭력성에 대한 직면과 성찰을 요구한다”면서 “한반도 평화교육의 중요한 전제조건은 나 자신이 분단의 폭력적 구조 속에 위치해 있으며, 그 구조의 유지와 재생산에 무의식적으로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평화교육은 ‘정답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함께 질문을 던지고 세계를 다시 상상하는 교육’이어야 한다”며 “손에 잡히지 않는 평화, 보이지 않는 폭력을 직면하고 인식하는 것, 그 자체가 평화교육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함세정(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박사는 ‘한국사회 갈등과 평화교육’을 주제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평화교육이 마주한 한계와 도전, 그 전환의 필요성을 다층적으로 조명했다.

함 박사는 평화가 ‘뻔한 이야기’처럼 진부한 선언으로 여겨지는 점과 현재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왜 우리만 평화를 이야기하느냐’는 식의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함 박사는 통일이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재성을 갖기 위한 방향으로, 북한 이해 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타자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세계 속에 존재하고 영향을 주는 공동체 감각을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토론 및 질의응답에서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마음으로는 남북의 평화를 논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가 참된 인간성을 회복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물었다.

박 박사는 “부부 사이부터 사회 내 진보와 보수 갈등까지 서로 오해가 굉장히 심하다”며 “당장 북한과의 평화를 논하기보다, 우리 내부 분열과 고정관념을 좁혀나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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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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