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윈투안 주교, 주교품 이후 7년여 만에 보좌 주교로
교황청이 중국의 새 주교의 교구 보좌 주교 임명을 승인했다. 레오 14세 교황 즉위 후 첫 중국인 주교 임명으로, 교황청과 중국이 체결해 이어져 오고 있는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 합의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5일 교황의 승인을 받고, 11일 중국 푸저우대교구 보좌 주교로 공식 임명된 린 윈투안 주교(73)는 이날 임명식에서 조국과 교회를 사랑하고, 조화와 일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952년 태생인 린 주교는 1984년 푸저우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본당 사목, 신학교 교수직, 교구 관리 등을 맡아 사목했다. 본래 린 윈투안 주교는 2017년 12월 이미 주교품을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주교로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주교로서 비공식적 사목활동을 하면서 7년 넘게 지내왔다. 이날 보좌 주교 임명식은 민둥교구 잔 스루 주교가 주관했고, 이어진 기념미사는 지난 1월 푸저우교구장에 착좌한 차이 빙루이 주교가 주례하며 신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린 주교의 푸저우대교구 보좌 주교 임명은 중국 교회 또한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었다. 올해 초 교구장 임명 및 착좌와 보좌 주교 임명이 이뤄짐으로써 오랜 기간 교구장과 보좌 주교 공석으로 어렵게 지내온 푸저우대교구 교구민들은 주교들과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바티칸은 중국과의 오랜 외교 단절을 겪은 끝에 2018년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협정을 맺었다. 그리고 2024년 이를 4년 동안 이어가는 내용에 다시금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중국 주교의 지위 인정과 임명은 바티칸과 중국이 다시금 관계를 단계적으로 진전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 교황의 재위 초기부터 중국 당국과 중국 교회와의 연속성 있는 관계가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교황청 대변인 마테오 브루니 공보실장은 “린 윈투안 주교의 주교직이 현지에서도 공식 인정되었다는 사실을 기쁘게 여긴다”면서 “바티칸과 중국 당국 간 대화의 또 다른 결실이며, 교구가 이어나갈 친교 여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