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 희생자는 238명..진실규명자는 64명
진실·화해를위한과거정사위원회(이하 진화위)가 지난 4월 전주교구 수류본당(전북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 천주교 희생자 7명의 희생 경위 등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해 진실규명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화위 조사 결과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그해 9월 24일 주일 미사 중 수류성당에 인민군이 들이닥쳐 신자들을 성당에 감금해 불을 질렀다. 화재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북한을 추종하는 빨치산 등 적대 세력이 생존자들을 추적해 1950년 10월부터 1951년 1월 사이 천주교인 13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 중 7명이 이번에 진실규명됐다.
이같은 사실은 희생자의 후손이 관련 내용을 증언하면서 확인됐다. 당시 부친이 수류성당 재정부장이었다는 증언자는 “아버지가 인민군 잔당과 빨치산을 피해 수수밭에 숨어지내다가 동네 사람 밀고로 잡혀 숨졌고, 그 며칠 후 미사 때 들이닥친 인민군 잔당과 빨치산은 성당 문을 밖에서 걸어잠그고 불을 질러 성당과 신자들이 모두 불에 탔다”고 증언했다.
진화위 박선영 위원장은 4월 17일 한국전쟁 시기 적대 세력에 의해 불에 탄 수류성당을 찾아 희생자 유가족 목소리를 청취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천주교인 희생사건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진실규명을 계기로 희생자와 유가족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천주교계가 힘을 모아주길 당부했다.
진화위는 또 6월 10일 ‘진실규명에 기여한 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의 건 심의·의결안’을 논의하고 과거사 진실규명 활동에 도움을 준 수류본당(주임 김대영 신부)과 유서 존재와 은폐 사실을 진술해 군 의문사 사건 진실규명에 결정적인 증언을 한 부검의,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에 각각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진화위가 2022년 5월부터 한국전쟁 전후 적대 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 직권조사를 시작한 이래 확인된 천주교인 희생자는 총 238명이며, 64명의 진실을 규명했다. 같은 기간 천주교를 포함해 개신교·불교 등 희생된 종교인은 총 600명으로 집계됐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