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첫 조각(組閣)인사가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12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단행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기업인들과 정치인이 두루 포함됐습니다.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인공지능 전문가인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국무조정실장엔 윤창렬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이 내정됐습니다. 모두 기업 출신으로 먼저 임명한 네이버 출신 하정우 AI 수석과 함께 이들은 우리나라 인공지능 개발을 이끌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폐지가 논의됐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습니다. 발달 장애 자녀가 있는 강 후보자는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장관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내정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대표적인 남북 대화론자로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장관을 역임했고 20년 만에 다시 통일부 장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와 함께 단절된 남북 관계에 반전을 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된 김영훈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입니다. 김 후보자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현직 철도기관사입니다. 내정이 발표된 23일에도 ITX 새마을호를 몰았습니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첫 고용노동부 장관이 됩니다. 대통령실은 “산업재해 축소와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습니다.
‘주 69시간 노동’만큼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잘 설명하는 단어는 없을 겁니다.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를 수사해서 처벌받아야 하는 범죄자처럼 몰아갔습니다. 건설노동자는 ‘건설 폭력배’라는 이름의 ‘건폭’으로 불렀습니다.
또 윤석열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등 반노동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여기에 전임 정부 노동부 장관은 노동자가 아닌 재개의 입장에 서서 노동정책을 이끌었습니다.
그러기에 김영훈 후보자가 노동 존중을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노동 장관이 되면 좀 더 노동이 존중받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을 “꿈꾸는 기관사”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는 소년공 대통령의 꿈이자 일하는 시민의 꿈”이라며 “노동이 존중받는 진짜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 말이 기관사의 한낱 꿈을 넘어 노동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김 후보자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소년공과 기관사의 꿈>입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이 다시 존중받고 이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소년공 대통령과 기관사 노동부 장관이 앞장서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