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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기대되는 새 교황의 주교 선출 과정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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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열기가 더해지고 교황청의 일상이 한층 느슨해진 가운데, 중요한 직책 하나가 두 달째 공석이다. 바로 교황청 주교부 장관직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 전 마지막으로 맡았던 자리다.

 

레오 14세 교황이 누구를 새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하느냐에 따라, 새 교황 아래에서 교회의 리더십이 어떻게 재편될지 가늠할 수 있다. 또한, 그 인선은 교황이 주교 선출 절차에서 어떤 개혁을 시도할지를 드러내며, 새 장관은 그 개혁을 실현할 실무자가 될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의 과거 행보는 그의 개혁 방향에 대한 몇 가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는 2023년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당시, 한 인터뷰에서 “평신도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부서 내에서 이에 대해 흥미로운 논의를 나눴고, 앞으로는 점점 더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도자나 평신도의 의견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현재 주교 임명 절차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교황대사가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평신도의 의견을 참조할 수는 있으나, 이는 법적 의무는 아니다.

 

 

이러한 절차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부 개혁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1978년 이후 처음으로 개정된 비밀 설문지이다. 교황대사가 후보자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활용하는 이 설문지에는 ‘여성과 미성년자 관련 스캔들 연루 여부’에 대한 항목이 추가되었다.

 

 

또한 2022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세 명을 주교부 위원으로 임명했다. 이 중 두 명은 수녀, 한 명은 평신도 여성으로, 프레보스트 추기경(현 레오 14세 교황)은 이들과 협업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그와의 협력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2024년 초,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세계주교시노드 회기 사이에 두 개의 시노드 연구 그룹에 소속되었다. ‘그룹 6’은 주교·수도자·교회 단체 간 관계를 다룬 문서의 선교적·시노드적 개정에 집중했고, ‘그룹 7’은 주교 선출 기준, 사법 기능, 사도좌 방문 방식 등 주교직의 본질적 과제를 연구했다.

 

 

특히 ‘그룹 7’은 2024년 시노드에서 주교 선출 절차의 투명성 강화, 지역 교회와의 연계 확대, 평신도 의견 반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2023년 시노드 이후에는 시노달리타스를 교회법에 반영하기 위한 위원회도 발족되었다. 이 위원회는 오는 가을 교황에게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주교의 권한 조정과 평신도와의 책임 공유 확대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교회법 박사 학위를 보유한 레오 14세 교황이 이 권고안을 수용할지가 주목된다.

 

 

개혁의 방향과 효과는 결국 주교 인사를 통해 드러난다. 즉위 두 달도 되지 않은 레오 14세는 이미 40명 이상의 주교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 중에는 새로 임명된 인물도 있고, 기존 주교의 이동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대부분은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에 이미 승인된 인사들이다.

 

 

현재까지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사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역 신자들과 긴밀히 연결된, 이른바 ‘양 냄새 나는 목자’를 선호했다. 시노드 제2회기에서 프레보스트 추기경과 함께 일한 한 인사는 “전 세계 주교 절반은 실질적인 교구가 없는 교황청 관료나 교황대사”라며, “교황대사가 반드시 주교가 될 필요는 없다”는 그의 견해를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일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념 성향이 강한 인물을 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치적 발언을 전면적으로 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주교들에게 이민자 보호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또한 레오 14세 교황은 주교 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시노드에서 여러 주교가 업무 과중, 탈진, 고립감 등을 호소하며 요청한 내용이기도 하다.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추기경단과 함께한 첫 미사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저를 부르시어 이 십자가를 짊어지게 하셨고, 그 사명으로 축복하셨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가 함께 걸어가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친구로서, 복음을 선포하는 신앙 공동체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글 _ 콜린 둘레
미국 예수회의 ‘아메리카’지 편집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와 교황청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CNS, AP 등에서 근무했으며, 전 세계 다양한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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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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