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OSV]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주교단이 7월 1일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이들 지역 주교단은 교황청 공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성명 내용을 설명하며 공동선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잘못된 기후위기 해결책을 비판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기후위기는 긴급한 현실로서 단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인간 존엄성,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존재론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후 정의와 공동의 집을 위한 요청: 생태적인 회개, 변화 그리고 잘못된 해결책에 대한 반대’를 제목으로 발표된 성명은 34쪽 분량이며,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2025 유엔 기후 변화 콘퍼런스에 앞서 공개됐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하는 필요와 관련해 과학은 분명히 말한다”며 “지구 남반구와 미래 세대는 지구 온난화 결과로부터 이미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착취와 불의를 영속화하는 ‘녹색 자본주의’(green capitalism), 기술지배 사회, 자연의 상품화, 자원 채굴과 수출 등 거짓 해결책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지구 남반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지칭한다. 아울러 주교단은 성명에서 “탄소 배출을 야기한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에게 탄소량을 줄여야 하는 짐을 지우고, 생명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불공정성을 비판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위기에 대한 잘못된 해결책들은 위기의 원인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지구 생명체, 지구에 사는 민족들에게 영구적인 피해를 준다”고 덧붙였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가톨릭교회가 기후와 자연에 관한 모든 결정에서 말을 뛰어넘는 헌신을 하고 있다는 점과 가장 약한 존재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한 뒤 “우리는 통합 생태 교육에 힘쓰고, 연대에 기초한 경제를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교단은 “우리는 남반구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기후정의 관측소’(Climate Justice Observatory)를 통해 콘퍼런스 논의 결과를 살펴볼 것”이라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 북반구와 남반구의 행동가들이 연대 의식을 갖고 역사적인 연합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주교단은 또한 성명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2015년 맺어진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완전히 이행하고 이익에 우선해 공동선을 추구하라”며 “의사 결정권자들은 인간 권리에 바탕을 둔 기후와 환경 정책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숲 파괴를 완전히 멈추며, 해양과 토지의 생태계를 복원시키라”고 촉구했다.
성명 발표에 참여한 라틴아메리카주교회의 의장 하이메 스펭글러 추기경은 “이번 성명은 외떨어져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시노드적인 과정의 결실이고 남반구 자매 교회들과 영적이고 상호적인 식별의 결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성명서 발표에 동참한 주교단은 7월 1일 레오 14세 교황과 교황청에서 만나 기후위기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