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0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김태오 신부 평화칼럼] AI 시대 신앙, 기회의 창(窓)

김태오 신부(마리아수도회, 목포가톨릭대 교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모방한 기계 지능 또는 컴퓨터 시스템이다. 현재 AI는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상용화된 지 20년이 채 안된 휴대전화의 자리도 조금 있으면 최근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스마트 안경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생성형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SF영화에서처럼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방법으로 음성이미지·영상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해석하는 새로운 형태의 AI 기반 인터페이스 시대가 눈앞에 와있는 것이다.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과 미래 생활을 혁신하는 스마트 AI 기기가 우리 교회와 신앙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을 ‘기회의 창(窓)’으로 접근해본다. 기술혁신의 거대한 물결이 신앙의 본질을 위협하겠지만, 서핑을 즐기듯 그 물결을 잘 타면 오히려 신앙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4년 제57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AI를 “흥미로운 기회이자 중대한 위험”으로 정의했다. 인간의 창조성과 연계된 기술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나, 동시에 오용될 경우 인간 존엄과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AI 시대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교황의 진심을 추모하며, 그분이 언급한 ‘흥미로운 기회’, 곧 AI 시대가 신앙에 기회의 창이 되기 위한 교회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먼저 AI 시대에 참된 신앙의 길을 마련하는, 또한 AI 기술에서 신앙적 기회의 창을 찾아가는 지속적인 연구 기획이 요청된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 AI 지능이 인간지능 같은 인공일반지능(AGI)이 되고, 나아가 인간을 초월하는 초인공지능(ASI)이 된다. 비록 AI가 인간존재 그 자체를 대체할 순 없지만, AI가 가진 절대적 능력은 충분히 신앙인의 삶과 신앙의 본질을 침해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에 신앙의 본질을 지키고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 ‘AI 기술과 신앙의 상호작용’에 대한 꾸준한 연구 기획이 필요하다. 그 과정 속에서 교회는 AI 시대에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 존재의 의미를 끊임없이 상기하며, 신앙인을 더 깊은 영성과 신앙의 실천으로 인도하는 AI 기술과 신앙의 공존이라는 기회의 창을 제공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AI 기술에 대한 교회의 투자정책이다. 자산투자가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투자다. 예를 들어 교회에 적합한 AI 모델링 구축이 있다. 최근 우리 정부도 AI 고속도로와 같이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빠르게 연결해 AI 연구와 산업발전을 가속하려는 초거대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AI 기술이 신앙에 도움이 되는 기회의 창이 되게 하도록 우리 교회가 지금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도 ‘투자정책’의 실현이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활용을 위한 투자 선점과 주도권(sovereign) 확보가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교회는 신앙에 적합한 AI 솔루션에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 콘텐츠와 교육플랫폼·챗봇·교회 운영 및 관리, 기타 전문지식 공유 플랫폼 등의 개발과 운영에 적극 투자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AI 기술의 특성은 조금 늦어지면 선점한 기술을 가진 기관·단체·정부 등에 종속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만약 가톨릭교회와 신앙에 관련된 주요 콘텐츠를 다른 기관이나 경쟁사가 개발·선점해 운영한다면 우리 교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매우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언제 어떠한 형태로 실재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가 AI 기술혁신 시대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7-0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7. 10

1베드 4장 8절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많은 죄를 덮어 줍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