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6월 28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동방 정교회 세계 총대주교청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바티칸 뉴스
레오 14세 교황은 6월 28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동방 정교회 세계 총대주교청 대표단을 만나 ‘완전하고 가시적인 친교’를 다시 이루자고 요청했다. 이 만남은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기념해 이뤄졌다.
동방 정교회 세계 총대주교청 대표단은 시노드위원회 위원장 에마누엘 칼케돈 대주교를 비롯해 아에티오스 신부와 이에로니모스 신부로 구성됐다. 동방 정교회 세계 총대주교청 대표단은 전통적으로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바티칸을 방문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바티칸 대표단도 일반적으로 매년 11월 30일에 현재 튀르키예 수도인 이스탄불을 방문하는데, 이는 동방 정교회 세계 총대주교청의 수호성인인 성 안드레아 축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번 만남의 목표는 교회 간 완전하고 가시적인 친교를 재건하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 목표는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경청과 형제적 대화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을 통해 하느님의 도움으로만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청중 연설에서 “수세기 동안의 오해 끝에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과 동방 정교회 아테나고라스 1세 세계 총대주교가 만나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 간에 진정한 대화를 이뤄냈다”며 “로마와 콘스탄티노플 교구의 존경할 만한 후계자들도 이 대화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같은 화해의 길을 추구한 결과, 우리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다”고 전했다.
교황은 특별히 동방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가 가톨릭교회에 드러냈던 진심 어린 친밀함의 증거들을 강조했다. 교황은 “서로에게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두 교회 사이에 이미 존재하는 깊은 친교의 표시이자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성 안드레아를 존경하는 형제적 유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교황은 2일 바티칸에서 에미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인을 만나 오는 11월 튀르키예 방문에 관해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이 밝힌 내용은 없지만,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양측이 교황의 튀르키예 사목 방문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의 튀르키예 공식 방문은 올해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고, 동서방 교회 일치를 기념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잠정 연기됐던 본래 교황 방문이 새 교황 선출 이후 재검토되면서 교회 일치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