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방한 중인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하고, 레오 14세 교황의 구두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유 추기경은 “6월 21일 교황님을 뵈었을 때 교황님께서 친서를 잘 받으셨다고 하시며, 대통령님을 로마로 초청해도 되겠느냐는 저의 질문에 ‘물론이라고 하라’고 하셨다”며 “교황님의 구두 초청 의사를 전해드린다”고 밝혔다. 유 추기경은 앞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실이 최근 교황청에 ‘가까운 시일 내 교황을 알현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친서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에 “2027년 교황님이 한국에 오시기 전에 한 번 알현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한반도 안정에 대해 천주교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계시는데, 그 이전이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교황청이 좀 특별한 기여와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유 추기경은 미국인이자, 페루 선교사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의 이력을 소개하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관련된 교황 방한 계획도 언급했다. 유 추기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실 것”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에 관심도 많으신데, 오시는 길에 북한도 한 번 들러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지난 5월 8일 레오 14세 교황 선출 순간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크게 무언가 이뤄지는 어떤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2027년 레오 14세 교황님이 한국에 오시면 이재명 대통령님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생각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그간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온 데 대해 사의를 표하자, 유 추기경은 “교황님도 한국 및 우리 새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하셨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기를 통해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접견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 강유정 대변인, 임형태 외교부 유럽국장과 한동일(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가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