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을 선용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지침과 인간을 보호하는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유엔(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ITU) 주최로 7월 8일부터 1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선을 위한 인공지능 글로벌 서밋’(AI for Good Global Summit)에 메시지를 보내 세계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에게 AI 사용에 있어 윤리적 투명성을 당부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통해 전달된 교황의 메시지는 제네바 주재 유엔 교황대사 겸 교황청 상임대표 에토레 발레스트레로 대주교가 대독했다. ‘선을 위한 인공지능 글로벌 서밋’은 혁신적인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 역량과 국제 표준을 구축하며 세계적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마련됐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인공지능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이 거대한 잠재력을 불러오면서 인류는 기로에 서 있게 됐다”며 “비록 인공지능 체계를 윤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책임의식은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관리하고 감독하는 이들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만 인공지능 사용자들 역시 이를 공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이번 회의가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과 근본적 자유에 대한 인식에 근거해 지역적, 세계적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동 관리하고 그 사용에 있어 윤리적 투명성을 추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자율적으로 역량을 늘려가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인류학적이고 윤리적인 영향, 위험에 처한 가치들, 이 가치들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의무와 규정 체계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인공지능은 믿을 수 없는 속도와 효율로 인간의 사고 양상을 시뮬레이션하고 특정한 과업을 수행하지만, 인공지능이 윤리적 분별력이나 진실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능력까지 복제하지는 못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발전은 반드시 인간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존중, 맑은 양심을 가지고 판단하는 능력과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전신과 라디오, 전화, 디지털 통신을 통해 인간을 연결하는 일은 특히 농촌이나 수입이 낮은 지역에 혜택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약 26억 명의 사람들은 통신 기술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한 대로 질서의 평온함(tranquility of order)에 이바지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잃어서는 안 되고, 사회적 관계에 있어 보다 인간적인 질서를 강화하며, 온전한 인간 발전과 선익에 봉사하면서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