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8~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for Good Global Summit 2025’에서 AI 기술이 인간 공동선을 위해 사용돼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발레스트레로 대주교가 교황 메시지를 대독하고 있다. 출처=AI for Good Global Summit 페이스북
레오 14세 교황이 8~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for Good Global Summit 2025'에서 AI 기술이 인간 공동선을 위해 사용돼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발레스트레로 대주교가 대독하는 모습. 출처=AI for Good Global Summit 페이스북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인류는 AI(인공지능) 기술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8~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주최 ‘AI for Good Global Summit 2025’ 회담에서 나왔다. 교황은 “이 자리를 통해 회담에 참여한 여러분이 윤리적 명확성을 추구하고, 인간의 고유한 존엄과 기본 자유를 공동으로 인정하는 기반 위에 AI에 대한 지역적·국제적 거버넌스(공통의 관리 및 규범) 체계를 마련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각국 AI 관련 기업들이 혁신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며 기술 발전의 미래를 논하는 이 자리에 교황이 다시금 인간 사회에 맞는 기술 사용과 윤리적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메시지는 제네바 주재 유엔 교황대사 에토레 발레스트레로 대주교가 대독했다.
교황은 “AI 시스템의 윤리적 사용에 관한 책임은 그것을 개발·관리·감독하는 이들에게서 시작되지만, 이용자들 또한 이 사명을 함께 나눠야 한다”면서 “AI는 단순한 효율성과 유용성의 기준을 넘어 반드시 인간 중심의 윤리적 관리와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AI가 공동선을 위해 개발되도록 분별이 절실하다”며 “이는 대화의 다리를 놓고, 형제애를 키우는 방향이어야 하며, 반드시 인류 전체의 선익에 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톨릭교회는 AI 기술이 모든 이의 선익에 부합하게 사용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을 위한 기술, 소수의 이익 추구에 악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해 선용되는 ‘인간을 위한 기술’로 나아가야 함을 거듭 전하고 있다. 나아가 기술이 인간 사이 단절을 촉진하는 도구가 아니라, 참된 만남과 대화를 가능케 하고, 인간이 수단이 아닌 책임 있는 기술의 관리자로서 고유한 존엄이 침해되지 않도록 기술을 선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AI가 인간의 사고를 흉내 내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해내며, 교육·노동·예술·의료·군사·소통 등 여러 분야를 변혁할 순 있지만, 도덕적 식별 능력이나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결코 대체할 수 없다”면서 “기술의 발전은 반드시 인간과 사회의 가치에 대한 존중과 양심으로 판단하는 능력, 책임 있는 인류의 성장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