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9일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 찬미받으소서 학교에서 새 전례문을 따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9일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 찬미받으소서 학교에서 새 전례문을 따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며 강론하고 있다. OSV
9일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에 위치한 ‘찬미받으소서 학교’ 정원에서 레오 14세 교황 주례로 ‘특별한’ 미사가 봉헌됐다. 교황은 녹색 제의를 입고 7월의 푸른 정원 속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지향을 담은 새 전례문을 따라 미사를 봉헌했다. 새로 마련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 전례문에 따라 인류와 피조물의 공존을 바라는 미사가 처음 봉헌된 것이다.
이날 미사에 함께한 신자들은 미사 입당송으로 시편 19편의 말씀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분 손의 솜씨를 알리네’를 노래했다. 이어 본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만드신 피조물들을 인류가 사랑으로 돌볼 수 있기를 기도했다. 영성체 후 기도에서는 하느님과의 일치를 지향하며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땅을 기다리며 모든 피조물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길” 바랐다.
미사 참여자들은 이날 독서를 통해 지혜서 13장 1~9절,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1장 15~20절의 말씀을 경청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폭풍을 진정시키고 들꽃과 새의 존재를 통해 하느님 섭리를 믿고 따를 것을 가르쳐 주셨던 마태오 복음의 말씀을 묵상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거의 매일 수많은 나라에서 더욱 극심해진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교회 안팎에서 공동의 집을 돌봐야 하는 시급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들의 회심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 전례문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때부터 제작에 들어갔고, 지난 6월 8일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청 경신성사부에 새 전례를 허용한다는 교령 발표를 승인하면서 공개됐다. 교황청 경신성사부 아서 로시 추기경은 교령에서 “우리는 현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피조물을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며 “새 전례문을 만들어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를 바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가톨릭교회는 ‘여러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원 미사와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전례·기도문을 만들어 기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의 경우 ‘공공 생활’ 부분 전례·기도문에 포함된다. 현재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공 생활’ 부분 전례·기도문은 200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승인한 것으로 △조국 또는 국가 △위정자 △노동의 성 △수확 △정의와 평화 등 17가지 지향을 담은 전례·기도문을 수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