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아이들 위한 이동 쉼터, 10년간 9만 7000명 이용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 ‘아지트(A.지.T)’ 10주년 기념행사가 7월 28일 성남시청에서 열렸다. 아지트가 거리 청소년들을 위한 ‘길 위의 쉼터’가 되어준 10년 세월을 돌아보고 아지트 활동을 지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시간이었다. 더 많은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 점검하고 사업 확장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지트를 이끌어 온 김하종(오블라띠 선교 수도회) 신부는 아지트 1주년 때부터 자원봉사를 해온 박영미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씨는 “위태로웠던 아이들이 아지트에 찾아오면서 변화되는 걸 계속 봐왔다”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아지트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 좋은 길로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아지트와 인연을 맺으며 아지트 행사에서 축하 댄스 공연을 맡아온 전소울(21)씨는 감사장을 받았다. 전씨는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준다는 걸 아지트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마지막 순서인 축하 공연도 전씨가 무대에 올랐다.
박병호 거리상담 팀장은 아지트 10주년 특화사업 운영보고서를 발표하며 아지트 활동의 필요성을 되짚었다. 아지트는 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겐 기초생활 물품과 위생용품을 지원했다. 가출·가정폭력 등 위기에 처한 아이들은 일시보호가 가능한 관련 기관으로 연결해줬다. 직접 학교를 찾아 아지트 활동을 홍보하며 영역을 넓혔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유튜브와 카카오 채널을 활용해 ‘랜선 아지트’로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 아지트는 지하철 분당선 야탑역 1번 출구(수요일), 8호선 신흥역 다이소 앞(목요일), 광주시 경안동행정복지센터 앞(금요일)에 차려진다. 10년간 9만 7000여 명이 아지트를 이용했다. 박 팀장은 “아지트는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걸 증명해 온 사람 중심의 여정”이라며 “청소년이 어디에 있든 아지트가 먼저 다가가서 들어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행사에는 성남시 임종철 부시장과 성남시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광주시의회 의원, 지역 청소년 상담 및 복지 기관 담당자들과 배우 하준씨, 아지트 이용 청소년 150여 명이 참석했다. 김하종 신부는 “아지트 10주년을 맞은 기쁜 날에 함께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면서 “아지트 활동에 도움을 주는 성남시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