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활시설 입소를 꺼리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손을 잡아준 '이동형 아웃리치 아지트'가 올해로 10년을 맞았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 'A.지.T'.
아지트는 10년 동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그들을 안아주었습니다.
안나의 집 대표 김하종 신부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건 2015년.
성남 지역에만 2천 명이 넘는 가출 청소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이들이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시작은 직원 한 명, 중고 승합차 한 대, 그리고 천막 하나뿐이었습니다.
김 신부는 아이들을 만나러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거리로 나섰습니다.
김 신부는 아지트를 찾는 아이들은 경계에 있는 청소년들이라고 말합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아지트 오는 아이들은 경계에 있는 아이들입니다. 좋은 사람 만나면 사회 안에 들어갈 수 있고, 나쁜 사람 만나면 빠질 수 있습니다. 아지트는 손 내밀어 주고 아이들 손잡으면 다 일어날 수 있습니다."
김 신부는 아지트를 '예수님의 영성'이라 표현합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아지트는 예수님 영성입니다. 예수님 뭐 하셨습니까? 사명 시작하셨을 때 나자렛 성당 짓고 거기서 활동하지 않으시고 팔레스타인 길 다니시면서 사람 만나서 이야기하고 특별하게 길 잃어버린 양 찾아가셨습니다."
김 신부는 이 정신이 전국으로 널리 퍼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교구 사제들과의 소통하며 여러 지역에서 아지트 사목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김 신부는 "찾아가는 청소년 아웃리치 사목은 한국에서만 하고 있다"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때 아지트를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다면, 청소년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제가 알기로는 아지트는 한국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 한국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WYD 할 때 다른 교회에 소개할 수 있으면 한국 교회에 좋은 이미지 될 수 있고 좋은 일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한테 큰 희망, 큰 일 될 수 있습니다."
아지트는 젊은이의 희년을 맞아 올해 1월부터 '희년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150명의 청소년들이 아지트 버스를 찾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지만, 아이들이 이곳을 찾는 진짜 이유는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지트를 찾는 청소년들은 이곳이 "마음이 편해지고, 쉬어갈 수 있는 곳"이라 말합니다.
<오단희 / 아지트 이용 청소년>
"조금 힘든 일이 있거나 할 때 아지트 선생님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상담도 많이 해주시고 위로도 해주시고 해결 방법도 알려주시고 하셔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이예원 / 아지트 이용 청소년>
"항상 뭔가 힘들 때 다시 마인드 세팅하기에 가장 좋았던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생활하다가 힘들 때 잠깐 들러서 쉬고 갈 수 있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아지트에서 봉사하며 아이들을 만나는 오문호 신학생 역시 같은 마음을 전합니다.
<오문호 대건 안드레아 / 광주 가톨릭대 신학생>
"아지트 활동을 하면서 제가 만났던 이 친구들, 그 친구들이 지금 당장의 변화된 모습을 바라기도 하지만 당장의 변화보다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점점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그것을 바라면서 기도하면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아지트가 만난 청소년은 9만 7천 명이 넘습니다.
이동형 아웃리치 '아지트'는 오늘도 어김없이 거리로 나가 아이들을 만납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