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경남 산청 지역 폭우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성심원의 수해 복구를 위한 미사와 음악회가 23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대성당에서 거행된다.
작은형제회가 운영하는 경남 산청 성심원은 국내에서 소록도 다음으로 한센인이 많이 사는 복지시설이다. 한센병으로 오랜 세월 격리된 채 살아야 했던 한센인들을 작은형제회가 돌보고 있다.
그러나 큰 산이 뒤에 있는 성심원은 지난 7월 발생한 폭우로 약 8개 산지에서 산사태가 나 계곡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거대한 토사가 건물을 덮치며 생활터전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이곳은 45년 동안 한센인들 곁에 자리를 지켜 2023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유의배(루이스 마리아 우리베, 작은형제회) 신부가 한센인들과 함께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 손으로는 하기 어려운 복구 토목공사를 위한 굴착기나 덤프트럭 등 지원과 봉사자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성심원장 엄삼용(알로이시오) 수사는 “순식간에 일어난 산사태로 아찔했다”며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진 분만 4명”이라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산사태 피해 재발방지 설계와 복구 공사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미사와 음악회에서는 그나마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다시금 한센인들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할 예정이다.
엄 수사는 “주님 앞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는 신앙 공동체인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좋은 지를 더욱 깊이 깨닫고 있다”며 “그 참되고 완전한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자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