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5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독자마당] 마석본당은 ‘참 정겨운 본당’입니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지난 6월 29일 의정부교구 마석본당에 큰 잔치가 있었다. 본당 설립 40주년 기념미사와 견진성사 그리고 신자들의 축하 잔치가 있었다. 교구장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님과 여러 신부님이 집전하시는 미사와 견진성사가 참 아름답게 봉헌되었다. 마석공소에서 시작하여 본당으로 승격된 지 마흔 해 동안의 소회를 각자 마음에 떠올리며 앞으로 다가올 40년을 상상해 보는 엄숙하고 귀한 시간이었다. 견진성사 전례를 통해 그 의미를 새기며 각자의 신앙을 다시금 굳건히 할 것을 다짐했다.


마석본당은 의정부교구 1지구에 속해 있으며 본당 관할구역인 대성리를 기점으로 춘천교구와 인접해 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중심이 되어 유지해 온 공소에 이어 본당으로 승격된 후 40여 년 동안 5개 본당이 분가했고, 현재는 마석 지역에서 천주교의 중심이자 모(母) 본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0년 된 건물은 자식을 다 출가시킨 어머니 모습처럼 곳곳이 헐고 주름져 있다. 미사 중에 본당 설립과 함께 40여 년 역사의 증인으로 두 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해 드렸다.


어느 사목위원은 당일 비 예보를 보고 맑은 날을 청하는 묵주기도를 했다고 한다. 40년을 맞아 본당 신자들이 한마음으로 성당 주변 청소를 하고, 낡고 헐거워진 성당의 이곳저곳을 손보았다. 구석에 쌓아 둔 묵은 짐을 덜어내 반듯하게 정돈했다. 한 사람의 신자라도 더 앉게 하려는 김형국(요셉) 주임 신부님의 배려와 노력으로 본당은 여느 대성당 못지않게 바뀌었다.


사목위원들은 마치 내 집안일을 준비하듯 즐겁고 유쾌히 행사를 준비하고 전례를 연습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전 신자 재교육과 견진교리를 진행해 왔던 터라 성당 마당의 분위기는 우애와 환대로 가득하였다. 어느 손님 신부님은 이를 두고 “40년 된 본당의 저력”이라 말씀하셨다.


점심 식사는 더운 날씨를 감안하여 간단한 뷔페 음식과 마석 성당표 ‘항아리 돼지고기구이’로 준비했다. 본당 형제님들이 성당 한쪽에 항아리들을 놓고 그 속에다 불을 피워 손수 돼지 훈제구이를 한 것이다. 뙤약볕 아래 숯불을 피워 전 신자들이 먹고 남을 만큼 고기를 구워냈다. 우리는 스스로 “마석이라 그래”라고 말한다. 온몸에 돼지고기 냄새가 배고 “다시 돼지고기는 먹고 싶지 않다” 할 정도로 기름 냄새를 맡아가면서 본당의 잔치를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는 신자들이 모인 곳이 마석성당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덕분에 모든 신자가 맛있는 식사를 충분히 했다. 그럼 됐다.


이 모습을 보신 주교님께서는 본당을 떠나시기 전 신자들에게 “마석은 참 정겨운 본당”이란 말씀을 주셨다. 요즘 이렇게 성당에서 먹을거리를 손수 마련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시며 잔잔한 감동을 소감으로 전해주셨다.


앞으로 본당 증축이든 신축이든 우리 앞에 놓인 숙제도 많지만, 우선은 성당은 ‘가고 싶은 곳’이고 ‘머무르고 싶은 곳’이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성당을 위하여 모든 신자가 ‘행복한 짐’ 또한 함께 나눠 짊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교적 의미에서 행복은 하느님의 축복이 내려와 인간에게 주어지는 강복(降福)입니다.”(「애니그마, 말씀의 수수께기 1」, 김정일 신부) 이 강복이 행복인 줄 아는 신자들이 사는 곳이 우리 성당이면 좋겠다.


글 _ 이순일 마리아(의정부교구 마석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8-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8. 15

이사 12장 6절
소리 높여 환호하여라. 너희 가운데에 계시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는 위대하시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