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2일 예멘 남부 아비얀주 앞바다 아덴만에서 에티오피아 이주민을 태운 배가 강풍으로 침몰한 데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탄 154명 중 최소 142명이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주아랍에미리트(UAE) 교황대사인 크리스토프 자키아 엘 카시스 대주교에게 교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으로 목숨을 잃은 많은 이주민을 위로한다”면서 “생존자를 비롯해 응급 구조대원과 비극으로 소중한 이들을 잃은 모든 이에게 하느님 위로와 희망이 함께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아덴만은 ‘죽음의 길’로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이주 경로 중 한 곳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주민 노동력에 의존하는 부유한 걸프 군주국으로 향하는 밀수선들의 주요 통과 지점이기도 하다. 이곳은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출신 등 매년 수천 명이 이주를 시도하는데, 불법 이주뿐만 아니라 인신매매를 위해 사람들이 오가는 곳으로도 악명 높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수만 명의 이주민이 이 여정에서 학대와 착취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지난 1년 동안 지부티와 예멘을 잇는 홍해 경로에서 최소 558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