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된 지 8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한·미·일 주교들이 최근 히로시마교구에 모여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미·일 주교들이 원폭 피해자를 기리는 위령미사를 봉헌합니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에서 터진 원폭 투하 시각에 맞춰 봉헌된 미사.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주교와 정신철 주교, 손희송 주교, 강우일 주교 등이 참여했습니다.
미사에서 한·미·일 주교들은 '팍스 주빌리 선언문'을 봉헌했습니다.
선언문에는 아시아·태평양 각국에 '핵무기 금지 조약'의 비준과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채무 탕감과 군비 감축을 통한 식량·교육·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선언문은 팍스 로마나와 팍스 크리스티 운동 등이 공동으로 작성, 각국 주교 20여명이 서명했습니다.
한·미·일 주교들은 앞서 원폭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했습니다.
주교들은 성명에서 "일본과 한반도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원폭 피해로 고통을 겪은 이들을 기억하고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기도한다"고 밝혔습니다.
레오 14세 교황도 특별 메시지를 내고 "정의와 형제애, 공동선에 뿌리를 둔 세계 차원의 윤리를 구축하며, 무장 해제를 통한 평화를 실현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올해는 한일화해평화플랫폼 주관으로 조선인 원폭 피해 희생자를 위한 추모제도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대표단은 함께 추도사를 낭독하고, 위령기도를 봉헌했습니다.
강우일 주교는 추도사에서 조선인 희생자들과 원폭 피해를 입은 후손을 위한 관심을 호소하면서도, 여전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현실을 규탄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인류가 다시는 이런 광기 어린 재앙에 스스로 방아쇠를 당기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저희는 진심으로 기도하고 다짐하며 만방을 향해 아직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외칩니다. 지옥의 사신이 보낸 무기를 포기하시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