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촌 주교, 임종 앞서 안타까움 전해
15일 선종한 서울대교구 유경촌(티모테오) 주교 빈소가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됐다. 이날 오후 3시 ‘빈소를 여는 미사’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주례하고,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이경상 주교 등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미사에는 유 주교의 형인 유인촌(토마스 아퀴나스)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유가족과 수도자·평신도들이 참여해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정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마음씨 곱고 훌륭하신 유 주교님을 우리 곁에 보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주교님께서 2024년 1월 담도암 수술에 이어 여덟 차례 항암 치료를 받으셨는데, 뜻밖에 올해 6월 사제의 성화의 날 행사에 함께하시며 ‘암에 대해 신경 안 써도 되고, 잘 먹기만 하면 된다’고 고무된 모습으로 말씀하셔서 기뻤다”며 “그러나 지난 주말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 하느님 품에 안기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주교님께서 이 기쁜 대축일에 성모님 품에 안겨 함께 하늘로 가셨을 것이란 생각이 저희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며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며 이 지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느님께 전구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정 대주교는 또 “유 주교님께서는 평소 참으로 검소하고 가난하게 사시면서 어려운 이웃을 직접 찾아가 그 자리에 늘 함께하고자 애쓰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사제 생활 때부터 쓰시던 작은 경차를 주교가 되신 후에도 손수 운전하시고, 무더운 날씨에도 웬만하면 에어컨을 켜지 않으셨다”며 “가난하고 힘든 이웃들이 있는 자리를 늘 찾아 손을 붙들어 주시고 함께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유 주교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빈소 조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장례 기간 빈소에서는 미사와 연도가 봉헌된다. 장례 미사는 18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거행된다. cpbc 가톨릭평화방송이 TV와 유튜브로 장례 미사를 생중계한다.
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이다. 이곳에는 ‘하느님 종’ 김수환 추기경·정진석 추기경·노기남 대주교·김옥균 주교와 사제들이 안장돼 있다.
유 주교는 이날 0시 28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가족과 원영훈(서울성모병원 영성부원장) 신부·수도자들의 임종 기도 속에서 평안히 하느님 품에 안겼다. 임종에 앞서 유 주교는 “가난한 사람들 옆에서 더 함께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함께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는 뜻을 전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