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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빨리 가시다니... 신자들, 착한 목자 선종에 눈물만

"유경촌 주교님의 따뜻한 마음 늘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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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운구된 유경촌 주교의 시신이 빈소가 마련될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님이 매우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계속 기도하면서 회복 소식을 기다렸는데, 오늘 새벽에 선종하셨다는 말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죠. 오후 3시 빈소를 여는 미사부터 조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두 시간째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가 선종한 15일 오후 주교좌 명동대성당 마당. 김학순(바르바라, 70)씨가 유 주교의 영정사진과 약력이 담긴 상본을 손에 꼭 쥔 채로 말했다. 그는 조문을 위해 빈소가 마련된 대성당 지하성당 문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던 신자 중 한 명이었다. 

 

그 옆에 있던 또 다른 대기 행렬은 고인을 위한 연도(위령기도)를 봉헌하는 장소인 문화관 꼬스트홀로 이어졌다. 뜨거운 햇볕과 체감온도 31도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양 떼들은 ‘착한 목자’의 천상영복을 기원하고자 자리를 지켰다. 조문객들은 유 주교의 생전 모습이 연신 떠오르는지 눈물을 흘리거나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명동대성당 지하성당 앞에서 조문하기 위해 기다리는 신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노덕순(마리아, 70, 서울 시흥동본당)씨는 “너무 일찍 가셔서 아쉽다. 편히 가시라고 인사와 함께 기도드리고 싶어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재형(라우렌시오, 68)씨는 “유 주교님이 명동밥집이나 고공 농성장을 찾으시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을 만나신 게 생생히 기억난다”며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신 그 삶 자체가 예수님을 닮았다”고 말했다.

 

20대 딸과 함께 조문하러 온 심성희(로사, 56, 서울 세종로본당)씨는 “유 주교님이 2018년 견진 성사를 집전하시려고 저희 성당에 오셨는데, 그때 환한 미소를 지으신 채로 교우 한명 한명을 격려해주신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하늘에서 평안하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여러 수도자도 유 주교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기 위해 명동대성당을 찾았다. 안복녀(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지부장) 수녀는 “제가 가톨릭대학교에 다닐 때 유 주교님이 교수셨다”며 “그래서 4년 동안 쌓은 추억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유 주교님은 좋은 교육자이면서 학생들에게 다정한 분이셨다. 강의 전에 어디 모임을 다녀오시면 꼭 간식을 싸 와서 저희에게 맛보게 해주셨다”고 회고했다. 안 수녀는 또 “최근 주교님 생각이 많이 나서 3주 전에 전화통화를 했는데, 전보다 괜찮아진 목소리로 만나자는 약속까지 하셨다”며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지 몰랐다”고 말했다.

 
유경촌 주교 빈소가 마련된 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신자들이 조문과 연도(위령 기도)를 위해 길게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서울대교구 이주·난민 환자 쉼터 ‘베다니아의 집’ 원장 황경옥(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서울관구) 수녀도 “유 주교님은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로서 어려운 이웃을 큰 사랑으로 돌보셨다”며 “매주 한두 차례 늦은 밤까지 노숙인을 찾아다니며 음식과 담요 등을 갖다 주셨다”고 전했다. 

 

황 수녀는 또 “사회사목 부서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탓에 유 주교님은 당신 사목 활동비와 후원금 대부분을 지원비로 쓰게끔 내주셨다”며 “우리 쉼터 같은 산하 시설을 방문하실 때도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물건을 사셔서 어깨에 지고 오셨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늘 약자 편에 서시며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이들과 동행하신 주교님의 크고 따뜻한 마음을 늘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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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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