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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김건희의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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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구속되었습니다. 대통령 영부인 중에서 구속된 첫 사례이며, 전직 대통령 부부 동반 구속 또한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국가적으로 불행하고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지난해 겨울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발동으로 느꼈던 부끄러움이 이번 구속으로 다시 밀려왔습니다. 경제화와 민주화를 넘어서 세계적인 문화강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정치 후진국에서나 벌어지는 줄 알았던 일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참담합니다.

김 여사는 명품으로 치장하길 즐겼습니다. 김 여사는 남편 윤석열 대통령이 나온 대선에 투표하러 갈 때도 200만 원대의 셔츠를 입었고, 당선 후 용산 대통령실 잔디밭을 150만 원대의 명품 신발을 신고 다녔습니다. 현모양처형의 보통 정치인 아내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에 사람들은 정치 초보의 부유한 부인의 일상이려니 넘겼습니다. 시민들은 대선 전 “남편이 대통령이 될 경우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김 여사의 사과를 보며,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겠지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김 여사의 사치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지지자들은 돈 있는 사람이 돈 쓰는 것이 무슨 문제냐며 두둔했습니다.

하지만 김 여사의 명품 사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니 멈추지 못했습니다. 외국 순방 중에도 경호원을 이끌고 명품 쇼핑을 한 일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6,000만 원대 ‘반클리프 앤 아벨’ 목걸이’, 5,000만 원대 ‘바쉐론 시계’, 2,000만 원대 ‘샤넬 가방’ 등 서민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수천만 원 상당 고가의 명품들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어느 성직자가 건넸다는 300만 원대 ‘디올 백’이 소박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구속되어 구치소로 가는 길에 신었던 신발도 200만 원대 명품이라니, 자신의 사치로 정권을 무너트린 필리핀 부정부패의 상징 이멜다 마르코스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김 여사는 명품을 받고 그 대가로 각종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감히 공직 인사와 국내 정치에 개입했습니다. 남편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자신의 일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이권 개입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윤석열 정권 비리의 모든 곳에 김 여사가 등장합니다. 모두 남편이 현직 대통령일 때 벌어진 일들입니다. 왕조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권력 핵심부에서 저질렀습니다.

김 여사는 특검에 출석하면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 한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학력을 위조하고 명품으로 치장했으며, 함부로 국정에 개입한 어제였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꼈던 자신을 단번에 치장하고 채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감추어진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야 할 시간입니다. 김 여사는 과거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리고 싶겠지만, 공정과 진리의 하느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이제 김 여사가 해야 할 일은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 일에 사과하는 것뿐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김건희의 탐욕>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구속을 시작으로 정의와 진리의 우리 공동체를 만들어 가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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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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