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18일 유경촌 주교 장례 미사에서 분향을 하며 고별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기자] 서울대교구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의 장례 미사가 18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습니다. 

장례 미사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습니다.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신자 3600여 명이 참여해 유 주교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유경촌 주교의 삶은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사목자의 모습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유경촌 주교님은 교회가 사회의 아픔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언하셨습니다. 노숙인들을 위한 명동밥집의 준비를 직접 준비하셨고, 특별한 일정이 아니시면 매주 직접 봉사를 하셨습니다.”

정 대주교는 또 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목소리를 경청하는 방식은 유 주교가 사랑을 실천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사목의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사제들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귀 기울이시더니 마침내 조용히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미안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이고 경청하시는 유 주교님의 모습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마음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정 대주교는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사회적 약자를 만난 유 주교의 사랑 방식은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된 증언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정 대주교는 “유 주교는 임종을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도 당신의 모든 관심과 시선을 사랑의 방향으로 두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도 유 주교가 보여준 사랑과 연민, 실천과 증언의 길을 따라 각자의 삶에서 복음을 살아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의 애도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유 주교의 겸손한 삶의 모범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헌신을 감사히 기억하며 유 주교의 영혼을 좋은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자비하심에 맡겨드린다”고 애도했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도 고별사에서 “성모 신심이 남달랐던 주교님께서 성모승천대축일에 천상으로 불림받은 것은 성모님의 한없는 은총이기에 깊은 슬픔에 잠긴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다”고 전했습니다.

사제와 주교로 살며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전한 유경촌 주교.

유 주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서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