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낙태를 무제한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특별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구 총대리이자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장인 구요비(욥) 주교 명의로 발표된 이 메시지는 8월 17일자 서울주보에 실렸다. 앞서 지난 7월 23일에는 한국 주교단이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입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구 주교는 메시지에서, 지난 7월 발의된 두 건의 법률 개정안이 사실상 무제한적인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모든 신자에게 “법안이 제정되지 않도록 마음과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종교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이어 대한의사협회도 8월 14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 건강 증진이라는 가치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조차 부작용을 경고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입법 추진은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 역시 이미 여러 차례 지적했듯, 이 개정안들이 전제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죽음의 문화’이다. 낙태를 더 손쉽게,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이 제정된다면,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존중이 무너질 것이다. 이는 인간 양심의 마지막 울림마저 외면하는 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우리는 교회와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 이 법률 개정안의 입법이 불러올 비극적 결과를 우려한다. 입법자들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진정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길만이 사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