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작고 소박한 삶으로 많은 이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 유경촌 주교.
생전 직접 몰던 소형차에도 유 주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송창환 기자입니다.
[기자] 유경촌 주교가 생전 직접 몰았던 소형차.
1세대 프라이드 모델을 무려 25년 넘게 타고 다녔습니다.
관용차가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언제나 운전대를 직접 잡고 사목 현장을 찾았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차 안에는 묵주가 놓여 있습니다.
<허영엽 신부 /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소탈하시고, 물건을 잘 안 바꾸셨어요. 투병 전까지도 이 자동차를 직접 몰고 다니셨죠. 운전할 때면 늘 묵주기도를 하자고… 길을 걸을 때도 '기도할까요?'"
2000년대 초 해당 모델이 단종된 뒤에도, 부품이 구하기 어려울 때마다 고치고 또 고치며 차를 지켜냈습니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2023년 3월까지 유 주교의 차량을 직접 손봤던 자동차 정비사 윤상석 씨.
그는 전국을 수소문하며 부품을 구해 고쳐드렸다고 회상합니다.
<윤상석 라파엘 / 자동차 정비사>
"애착이 있으신 거예요. 워낙 주교님이 검소하셔서 그런 것도 있고요. 수소문하다 보니 양산에서 부품을 구했는데, 차 고쳐줘서 고맙다고 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유경촌 주교의 소박한 삶은 일상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공동 사제관에서 함께 지낸 직원들은, 주교가 도움을 받기보다 늘 먼저 도와주려 했다고 기억합니다.
<박명숙 마리아 / 최양업관 직원>
"항상 직원들 뭔가라도 도와주고 싶어 하셨어요. 트리를 꾸미실 때 제가 못 도와드린 적이 있는데, '내년엔 꼭 같이 해요' 하셨거든요.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밀 땐 주교님이 너무 생각날 것 같아요."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