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은 제10차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9월 1일) 담화에서 환경 정의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시급히 요구되는 사회·경제·인간적 정의의 문제라며, “피조물 돌봄은 믿음과 인류애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올해 담화 주제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한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라며, 이는 희년을 기념하는 ‘희망의 순례’와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을 함께 아우르는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죽어야 열매를 맺는 밀알’로 비유하신 것을 상기시키며 “씨앗이 땅속에 묻히면 그곳에서부터 놀랍게도 생명이 솟아나고 가장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조차 새로운 시작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가 ‘평화와 희망의 씨앗’임을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 무력 분쟁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의와 평화가 짓밟힐 때 가난하고 소외되며 배척당하는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경고했다. 또 “때때로 자연은 협상 수단, 곧 경제·정치적 이익을 위해 주고받는 상품으로 전락한다”며 “그 결과 하느님의 창조세계가 생명 자원의 통제를 위한 전쟁터로 변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성경은 ‘피조물에 대한 인간의 횡포’(「찬미받으소서」 200항)를 정당화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세상이라는 정원을 ‘일구고 돌보아야’(창세 2, 15)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하느님 작품을 지키는 이들로서 우리의 소명을 실천하는 것이 성덕 생활의 핵심”이라며 사랑과 인내로 정의의 많은 씨앗을 뿌려 평화와 희망을 증진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10년 동안 가톨릭교회와 선의를 지닌 많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왔다”며 “이 회칙이 우리에게 계속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통합 생태론을 따라야 할 올바른 길로 더욱더 받아들이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