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9월 1일)을 맞아 “교회는 생태 영성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아빠스는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 되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더욱 사랑하고 함께 보호하며 희망을 심어 나가자”며 이같이 말했다. ‘평화와 희망의 씨앗’은 레오 14세 교황의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주제다.
박 아빠스는 “기후 위기로 대변되는 현재의 생태계 위기를 불러온 성장 중심의 개발론을 우리는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과 생태계의 수많은 생명이 실질적인 위험에 놓여 있지만, 정작 그들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며 “이는 피조물에 대한 정의를 외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생태적 빚을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복음의 요청에 따라 고통받는 피조물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을 돌보고 보호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는 ‘정원지기’로서 소명을 인식하고, 기후 위기 시대의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며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구체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각 교구와 본당·수도회·사도직 단체가 생태적 회개의 길을 걷고, 교육과 전례·실천 활동을 통해 하느님의 피조물과 올바른 관계를 되찾자”고 호소했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소비·생태적 전환을 위한 시민 참여는 피조물 보호의 출발점”이라며 “교회 또한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생태 교육을 강화하며 생태적으로 건축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박 아빠스는 “평화와 희망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우리의 결단에서 비롯한다”며 “죽음의 문화를 넘어서 생명의 문화를 선택할 때, 우리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비록 지금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장차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자라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