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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삶과 죽음을 잇는 다리

서울 생명위원회 토크콘서트… 생의 말기 가치 새롭게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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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2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토크콘서트 ‘삶과 죽음을 잇다’를 마련했다.


‘죽음’을 맞닥뜨리는 것이 아니라 맞이할 수 있도록 참된 의미를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토크콘서트 ‘삶과 죽음을 잇다’에서다.

‘환대(hospitality)’란 뜻을 지니고 11세기 처음 시작된 ‘호스피스’는 오늘날 ‘호스피스 완화의료’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학과 김기철 교수는 “흔히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두고 받는 치료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고령화 사회에서 완치가 안 되는 질병 증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2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토크콘서트 ‘삶과 죽음을 잇다’를 마련했다.


30대 때 어머니를 떠나보낸 이지나(요안나) 작가는 “은평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이 막 생겼을 무렵 엄마가 그곳에 계셨다”며 “입원 후 수녀님으로부터 ‘영정사진은 준비하셨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엄마를 떠나보낼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놀란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하지만 수녀님 덕분에 엄마가 가장 행복하게 웃으셨던 순간을 고를 수 있었다”며 “장례 후 사별가족을 위한 추모 미사에서 신부님께서 ‘이 세상에 사별 가족이 아닌 사람은 없다’고 말해주신 것이 큰 위안이 됐다”고 했다.

서울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가톨릭교회는 전인적 돌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막연하게 돌보라고 하면 어렵게 다가오기에 그 모델로 호스피스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신부는 “인간은 가장 약한 존재로 태어나 다시 약한 모습으로 돌아간다”며 “이 모습을 건강한 사람의 관점에서는 안타깝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아가는 존재”라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2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 마련한 토크콘서트 ‘삶과 죽음을 잇다’에 참여한 한 신자가 필기를 하며 듣고 있다.


최근 안락사와 같은 조력자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 교수는 “조력자살이 허용된 국가는 호스피스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곳들”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호스피스 인프라가 너무나 부족함에도 조력자살부터 논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크콘서트 패널들은 죽음의 가치를 새롭게 성찰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김 교수는 “‘살 날이 단 하루만 남았다면 어떻게 살아가고 싶습니까?’라는 물음에 한 환자가 ‘어제처럼 살고 싶습니다’라고 답한 일이 있었다”며 일화를 전했다. 오 신부는 “죽음을 고민하는 이들이 현재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셨으면 좋겠다”며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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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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