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에서 천주교회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 기후위기는 지구촌 어느 한 나라나 지역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 지구적 도전이다. 우리나라 역시 대형 산불과 집중 호우, 폭염 등 기후 재난을 직접 겪으며 한반도 전체의 기후 변화를 피부로 체험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더욱 구체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은 탄소중립 실현이다. 한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생태환경 운동에 적극 동참해 왔으며, 일부 교구는 탄소중립을 공식 선언했다. 수원교구는 2021년, 대전교구는 2022년에 각각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40년까지 교구 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있다. 다른 교구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지구 환경과 생태계가 처한 상황의 긴급성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의 성과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교회의 탄소중립 실천은 지속되고 있으나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수립과 실행이 요구된다. 동시에 모든 신자도 생태환경 위기를 진지하게 인식하고 교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모든 교구가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를 더욱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선언할 필요가 있다. 이미 탄소중립을 선언한 교구들은 실현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교구들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일환으로 탄소중립 의지를 분명히 하고 교구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