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레오 14세 교황이 내년(2026년) 1월 1일 제58차 세계 평화의 날 주제를 발표했습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무기를 내려놓고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를 향해"입니다.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레오 14세 교황. OSV
[기자] 지난 5월 8일, 교황 직무를 시작한 레오 14세 교황의 첫 강복 메시지는 평화였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5월 8일 선출 후 첫 사도적 축복>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당시 교황은 평화를 10번이나 언급하며 그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5월 8일 선출 후 첫 사도적 축복>
이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입니다. 무장하지 않고, 무장을 해제시키는 평화이며, 겸손하고 인내심 있는 평화입니다. 이 평화는 우리 모두를 무조건 사랑하시는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이후 교황은 여러 차례 "비무장하고 무장을 해제하는"이라는 특유의 이명법 표현으로 '평화'를 일관되게 강조했습니다.
내년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주제도 이와 맥을 같이합니다.
교황청 온전한 인간발전촉진부는 이 주제는 "인류에게 폭력과 전쟁의 논리를 그만두고 사랑과 정의에 기반을 둔 참된 평화를 받아들이라는 초대"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두려움이 아니라 용감하게 무기를 내려놓는 선택입니다.
그래야 갈등을 해소하고 마음을 열고 신뢰와 공감, 희망을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황청은 그러나 평화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눈에 보이는 폭력이든 감춰진 폭력이든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는 삶의 방식으로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교황이 말하는 평화는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넘어서는 '화해를 통한 평화'입니다.
교황은 평화를 이루는 보편적인 조건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의 제도를 마련하라"고 권고합니다.
높은 곳에서뿐만 아니라 아래로부터 모든 이와 대화를 통해 이뤄지는 평화입니다.
교황은 모든 이가 평화를 찾지만, 특히 미래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평화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젊은이의 희년 행사에서 교황은 "우정은 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고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공식 연설집 '평화가 있기를' 표지. 이탈리아 성 바오로 딸 수도회 홈피
한편 바티칸 출판사는 교황의 공식 연설을 모은 신간 '평화가 있기를! 교회와 세상에 전하는 말씀'을 출판해 배포를 시작했습니다.
출판사는 "교황은 하느님의 수위권과 교회의 친교 그리고 평화 추구를 사목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