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성모영보(Annunciation) 학교에서 8월 27일 총격 참사가 일어나 2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사건은 개학 직후 학교 전교생이 인근 성모영보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던 중 발생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성당 밖에서 창문을 향해 총을 난사해 8세와 10세 어린이 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14명이 어린이이며, 80대 고령 신자 3명도 다쳤다.
레오 14세 교황은 27일 세인트폴·미니애폴리스대교구장 버나드 헵다 대주교에게 보낸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의 전보에서, “끔찍한 비극으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과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영적 친밀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숨진 아이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사랑에 맡기며, 부상자와 그들을 돌보는 의료진, 구조대원, 성직자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또한 성모영보 학교 공동체와 세인트폴·미니애폴리스대교구 지역 시민들에게 교황의 강복을 내렸다.
교황은 31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삼종기도를 바친 뒤,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총기 폭력의 팬데믹’(pandemic of gun violence)이 끝나기를 호소했다. 교황은 “미네소타주 학교에서 미사 중 발생한 비극적인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매일 전 세계에서 죽거나 다치는 수많은 어린이들도 기도 중에 기억한다”며 “세상을 감염시키는 크고 작은 무기의 팬데믹을 하느님께서 멈춰 주시기를 간청하자”고 요청했다.
이어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께 우리가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청하자”고 당부하면서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성경구절(이사 2,4)을 인용했다.
교황은 이날 삼종기도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교황은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죽음과 파괴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관심에 굴복하지 말고 기도와 구체적인 자선 행위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다가가기를 간청한다”면서 “지도자들이 무기의 논리를 버리고,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서 협상과 평화의 길을 걸어야 할 때에 무기는 침묵하고, 형제애와 정의의 목소리가 울려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한 8월 26일 스페인 카나리아제도로 향하던 도중 모리타니아 연안에서 배가 전복돼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이 사망한 사건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카나리아제도까지 약 1100km(약 680마일)의 여정 중 배가 전복되면서 50여 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실종됐다. 교황은 “이 치명적인 비극은 전 세계에서 매일 반복되고 있다”며 “주님께서 우리 각자와 사회 전체가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마태 25,35)는 당신 말씀을 온전히 실천하도록 가르쳐 주시기를 기도하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