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난민 가족이 8월 26일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가자지구 내 유일한 그리스도교 병원인 알아흘리 아랍 건물 밖 바닥에 앉아 있다. OSV
“사람들은 전기도 물도 공급되지 않는 작은 텐트에서 생활하고, 식량은 전혀 없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일한 그리스도교 병원인 알아흘리 아랍에서 일하는 마헤르 아야드 박사가 현지의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점령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병원은 과밀 상태가 됐고, 공간 부족으로 환자들이 정원이나 복도에서 밤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매일 600~700명의 환자가 전쟁의 폭격 속에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장비와 거즈부터 항생제와 기타 약품까지 모든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야드 박사는 8월 28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동시에 여러 명인 경우가 많아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매일 누구를 더 도울 수 있는지, 누구의 생존율이 더 높은지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환자 수와 부상의 정도, 병상 부족으로 환자가 다른 환자들을 위해 조기 퇴원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아야드 박사는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있는 환자 중에는 일찍 호흡기를 떼야 할 정도”라고 했다. 알아흘리 아랍에 상주하는 숙련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의사들은 있지만, 전문의 수가 매우 적은 것이다. 아야드 박사는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반의이거나 레지던트·수련의·의대생·자원봉사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어디서나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이웃한 병원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물자 부족으로 고통받는 것은 가자지구 모든 병원이 직면한 문제다.
그래도 알아흘리 아랍은 다른 병원과 협력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원 공유를 지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아야드 박사는 “전쟁은 죽음이고, 평화는 생명을 의미한다”며 “환자가 어떤 종교를 가졌든 생명의 무게는 같으며, 더 이상의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