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티베르 섬의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에 있는 20세기 순교자와 신앙의 증인들 이콘. 바티칸 미디어
레오 14세 교황이 오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맞아 바티칸 성벽 밖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21세기 순교자와 신앙의 증인을 기리는 교회 일치 즉 에큐메니컬 기념 행사를 주례한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소속 다양한 그리스도교 교파 대표 24명이 참석한다.
교황은 행사에서 말씀 전례와 기도 예식을 주례한다.
교황청 새 순교자 위원회 사무총장 마르코 그나비 몬시뇰. OSV
전례와 관련해 교황청 새 순교자 위원회 사무총장 마르코 그나비 몬시뇰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우리의 기억을 넓혀 다른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기억까지 포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례는 2000년 대희년 당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콜로세움에서 거행했던 교회 일치 행사와 연속성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례에는 일부 순교자의 신앙과 삶의 증언이 포함돼 온 인류 가족 간에 ‘일치를 위한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23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에큐메니칼 회의에 참석한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차관 플라비오 페이스 대주교 OSV
이번에 기념하는 순교자와 신앙의 증인은 아메리카와 유럽, 중동과 북아프리카 순교자들이다.
아울러 동방 교회에서 박해받은 그리스도인들과 2019년 스리랑카 부활절 폭탄 테러로 희생된 그리스도인들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많이 죽은 대륙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이다.
주로 이슬람 무장 극단주의자 즉 지하디스트의 공격과 선교사를 겨냥한 인종적 정치적 폭력으로 희생됐다.
그러나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복음의 증인인 그리스도인들은 계속해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이 5일 세계교회협의회(WCC) 대표들을 만났다. 바티칸 미디어
앞서 지난 5일 가톨릭 교회와 WCC 즉 세계교회협의회는 공동 실무협의회를 열고 일치의 여정을 논의했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관계를 강화하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모색했다.
교황은 WCC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분열되고 상처받은 이 시대야말로 일치를 향한 요구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증거는 결국 일치와 친교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치의 원천’은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