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OSV] 주유엔 교황대사 겸 상임 옵서버 가브리엘레 카치아 대주교가 전 세계적으로 군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핵전쟁의 위협은 물론 핵무기 실험조차 종식시키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Nuclear Tests, 8월 29일)을 기념하고 증진하기 위해 9월 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총회 고위급 본회의에 참석해 핵무기 폐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전략적이고 생존에 필수적인 과제일 뿐 아니라, 중요한 도덕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에 대한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 이후 등장한 핵 억지력 논리를 비판하며 “도덕적 이성과 국제적 양심을 여전히 괴롭히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핵 억지력이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때, 상대국의 핵공격을 단념시킬 수 있다는 개념으로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는 논리다.
카치아 대주교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갈등 상황과 군사화 경향을 개탄하면서 “공포와 체념의 정신을 넘어서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레오 14세 교황이 6월 18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했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전쟁에 결코 익숙해져서는 안 되며, 강력하고 정교한 무기에 신뢰를 두려는 유혹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