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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처럼 아름다운 자리를 만들었던 순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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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묘소가 있는 미리내성지에서는 경력 15년 이상의 베테랑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해설 중에 신자들이 어김없이 눈물을 훔치는 대목은 김대건 신부의 순교 장면이다. 


목을 잘 베려면 목이 단단해져야 하므로 숨을 쉬기 어렵게 얼굴에 회칠을 했다. 더욱 괴롭게 처형하기 위해 김대건 신부는 12명의 회자수가 조금씩 목을 쳤다고 해설사는 전했다. 


순교자의 삶과 죽음은 숭고하면서도 이처럼 슬프고 아픈 기억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 순교자들의 삶은 불안하고 아프기만 했던 걸까? 해설사는 성지 자리에 있었던 교우촌 밤 풍경이 은하수 같아서 ‘미리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가난했지만 옹기종기 모여 하느님을 따랐던 신앙 선조들은 은하수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함께 기도하며 늘 행복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한국교회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전 세계 젊은이에게 한국 천주교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재생산해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원교구가톨릭문화원은 순교자를 콘텐츠로 만들어 문화선교를 확장하고 청년들을 연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를 통해 구현된 성인은 고통받고 피 흘리는 모습이 아닌 걸크러시하고, 독립적이고 통찰력이 있으며 따뜻한 품성을 지닌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나의 삶과 가까워진 성인에게서 숭고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인 이야기를 하게 되고, 나도 성인처럼 살 수 있을까라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은하수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았던 성인을 새롭게 그려볼 수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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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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