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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건축 빚 이제 갚았는데 또 나가라니

인천교구 청수성당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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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청수본당 주임 김일회 신부가 지도를 보며 성당 존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18년 전 김포 한강신도시 개발로 한 차례 철거됐던 인천교구 청수성당이 또다시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성당 부지가 지난해 7월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콤팩트시티)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교구와 청수본당은 성당 존치를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다.

2002년 1월 김포본당에서 분리 설정된 청수본당은 그해 8월 경기 김포 운양동에 3억 원을 들여 첫 성당을 지었다. 하지만 성당은 5년 만인 2007년 김포 한강신도시 개발로 강제 수용돼 철거됐다. 이에 본당은 지금 위치(장기동)에 있는 컨테이너를 임시 성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5년 7월 지하 1층·지상3층 규모 의 새 성당을 준공·축복했다. 이토록 어렵게 지은 주님의 집이 10년 만에 또 도시 개발로 존폐 갈림길에 선 것이다.

이에 교구는 4일부터 10월 17일까지 모든 교구 신자를 대상으로 ‘청수성당의 절대적 존치 및 보존을 위한 2차 서명 운동’을 펼친다. 국토교통부 위임을 받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수성당 존치 여부에 대한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인천교구 청수본당 주임 김일회 신부가 공공주택지구 지도를 펴놓고 성당 존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청수본당 주임 김일회 신부는 “LH는 올해 7월 말에 청수성당 존치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어떤 결정도 하지 않고 미루고 있는 상태”라며 “답을 요청해도 정보 공개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공주택지구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성당을 존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일 뿐”이라며 “성당 위치가 개발지구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끝자락에 있어 철거하지 않아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우리 본당은 주일 미사 참여자가 1500명으로 교구 중 네 번째로 많다. 초등부와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도 각각 120명·70명이나 되는 젊고 활기찬 공동체”라고 말했다. 이어 “성당이 또 철거되면 이처럼 규모 있는 본당이 와해해 영영 복구되지 못할 것”이라며 “신자들이 성당을 지켜주지 못한 교회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가톨릭교회는 본인 거주지에 있는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 속지주의 원칙이 있다. 강제 수용으로 성당을 철거한다면 이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제20조 1항에 위배될 것”이라며 “또 다른 박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본당 신자 이유진(베로니카, 49)씨는 “새 성당 건축으로 진 빚을 10년 만에 다 갚은 게 몇 달 전이다. 이제야 정말 우리 성당 같은데 갑자기 허물고 떠날 수 있다는 청천벽력에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뿔뿔이 흩어진 공동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2024년 10월 15일 선언문을 내고 “거룩한 성전을 주택 지역에 편입해 기존 성당을 파괴하려는 것은 무참하고 가혹한 행위”라며 성당 절대 사수를 선언했다. 1차 서명 운동도 벌여 교구민 약 10에 해당하는 5만 5000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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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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