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와리 묘지에서 영혼의 날을 맞아 한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 촛불을 꽂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어제(9일) 방글라데시에서 열리고 있는 종교 간 회의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다른 종교와 평화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가톨릭교회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리는 종교 간 대화와 화합에 관한 회의의 주제는 "형제자매 간 화합의 문화 증진"이다.
교황의 메시지는 회의에 참석한 교황청 종교간 대화부 장관 조지 쿠바카드 추기경이 대독했다.
교황청 종교 간 대화부 장관 조지 쿠바카드 추기경. OSV
교황은 이번 회의의 주제에 지지를 표명하고 참석자들에게 "비무장하고 무장을 해제하며, 겸손하고 인내하는" 평화의 선물을 기원했다.
교황은 선택된 주제가 "우리 인류 공동체가 하느님 안에서 기원과 운명에 있어 참으로 하나라는 확신"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 가족이 화합과 평화의 문화를 육성할 기회와 책임을 공유한다"고 강조하며 '문화'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화는 각 민족을 특징짓는 풍부한 예술과 사상 그리고 사회 제도의 유산"이며 동시에 "성장을 지속시키는 양육 환경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종교인들에게 "진실이라는 햇살과 자선이라는 물 그리고 자유와 정의라는 토양"을 확보해 "성장을 지속하는 문화를 신중하게 가꾸라"고 권고했다.
이어 문화 간에 불신과 의심이 만연했던 시대를 언급하며 "불화의 잡초가 평화를 짓누르는 시대"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종교 간 대화의 동반자로서 형제애라는 밭을 가꾸는 정원사와 같다"며 "대화가 비옥하게 유지되도록 돕고 편견이라는 잡초를 제거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방글라데시에서 열리는 종교 간 회의는 '아름다운 증거'라며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대화 속에서 서로 만날 때 분열과 증오 그리고 폭력에 맞서 힘을 합친다"고 말했다.
끝으로 다카에 모인 종교 간 지도자들에게 형제적 사랑을 약속하고, 하느님께서 방글라데시에 "점점 더 깊어지는 조화와 평화"를 축복해 주시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