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교회의 부의장 윌리엄 로리 대주교가 4일 베들레헴의 성 가정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안고 밝게 미소짓고 있다. OSV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이후 중동 지역 정세가 더욱 혼란에 빠진 가운데, 가톨릭교회가 다시금 평화 회복을 향한 기도를 바치며 현지의 고통받는 이들과 더욱 연대해 나가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9일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동의 전체적인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더욱 많이 기도해야 한다”며 전 세계 신자들에게 평화 회복을 위한 기도에 더욱 매진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폭격 직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일한 가톨릭 공동체인 성가정본당에 전화해 계속 안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가정본당 주임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10일 외신을 통해 전한 영상 메시지에서 “교황께서 우리 상황을 걱정하시며 전화를 걸어왔고, 상황이 여전히 어렵지만 괜찮다고 말씀드렸다”며 “교황께서는 항상 우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계시며 전쟁 종식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기도해 주신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성가족본당 주임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 OSV
로마넬리 신부는 이어 “가자지구 상황은 끔찍하지만, 대부분 살던 곳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이들 곁에 끝까지 남아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을 향한 교황의 의지에 호응해 지역 교회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동방 교회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교황청 기관인 가톨릭중동복지협회(Catholic Near East Welfare Association, CNEWA)에 따르면 미국 주교회의 부의장 윌리엄 로리(볼티모어대교구장) 대주교를 단장으로 한 미국 교회 대표단이 CNEWA와 함께 2~6일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등을 방문, 현지 공동체와 정의 실현 및 평화 회복에 계속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주교회의 부의장 윌리엄 로리 대주교가 4일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베이트 잘라에 위치한 현지 신학교를 방문해 수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OSV
미국 주교회의 부의장 윌리엄 로리 대주교가 4일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베이트 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병상에 누워있는 노인을 위로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OSV
미국 교회 대표단은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 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과 만난 뒤 현지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 예루살렘의 주님무덤성당과 베들레헴의 주님탄생성당, 나자렛의 주님탄생예고성당 등 성지를 두루 순례하고,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식량·물·의약품을 전달했다. 현지 의료 체계 붕괴로 제대로 치료조차 못 받는 이들에게 의료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로리 대주교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주민들 상황이 어떤지, 이 상황에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파악하고자 방문했다”며 “미국 교회는 앞으로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CNEWA 의장 피터 바카리 몬시뇰은 “미국 교회를 비롯한 여러 지역 교회에서 중동의 형제자매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은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모든 이와 연대하라는 복음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정의 실현과 지속적인 평화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뜻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