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8월 22일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의 예방을 받고 있다. OSV
바티칸에서 지난 3년 동안 중단됐던 라틴어 미사가 봉헌된다.
미국 가톨릭 통신(CNA) 등에 따르면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은 10월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라틴어 미사를 주례한다. 이번 미사는 ‘「교황들(Summorum Pontificium)」 순례단’ 순례 중 거행될 예정이다. 「교황들」은 지난 2007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반포한 자의교서로, 성 요한 23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인 1962년 공포한 「로마미사경본」에 따른 라틴어 트리엔트 미사를 성삼일 제외하고 전면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순례단은 2012년부터 교회 내 전통을 따르는 순례를 이어왔다. 하지만 2023·2024년에는 2년 연속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라틴어 미사 집전이 허가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어 미사를 집전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1년 교서 「전통의 수호자들(Traditionis custodes)」을 통해 “라틴어 미사는 교회 분열을 조장하고 교회 전체의 일치를 위협한다”는 우려를 표명했었다. 이 교서는 “교구 내에서 라틴어 미사를 허용할 장소와 날을 지정하고 교구 내 본당에서는 라틴어 미사 봉헌이 금지된다”며 “라틴어 미사를 허가받으려면 주교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 서품된 사제가 라틴어 미사를 집전하려면 교황청에 신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가톨릭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은 환영하고 있다. 라틴어 미사 봉헌을 옹호하는 신자들이 많이 찾는 웹사이트 로라테 첼리는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라틴어 미사가 거행은 전통 전례에 대한 관용이 강화됐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회 내 화해와 통합의 중요성에 관해 밝힌 바 있으며, 즉위 후 교회 전통을 옹호하는 버크 추기경을 두 차례 접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