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봉사자가 23일 미혼모의 희년 미사에서 아기를 안고 있다. 서울대교구 제공
[앵커] 서울대교구가 희년을 맞아 미혼모를 위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용감하게 출산을 선택한 엄마와 아이 백여 명이 사흘간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구요비 주교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엄마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테이블보만 잡고 있을 뿐인데, 탁자가 공중을 이리저리 누빕니다. (0073~0074)
신기한 광경에 엄마와 아이들 모두 눈을 떼지 못합니다.
마술쇼의 마무리는 주머니 퍼포먼스.
<주호영 / 마술사>
“오늘 우리들의 슬로건이 나타났습니다.”
주호영 마술사가 23일 마술쇼를 마무리하며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희년을 맞아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미혼모의 희년 행사를 열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전국의 미혼모 시설에 머물렀거나 현재 머무르고 있는 엄마와 아이, 시설 관계자까지 104명이 참여했습니다.
첫날엔 잠실 롯데타워 전망대 등 서울 나들이를 했고, 둘째날엔 미사와 토크콘서트, 서울대교구 역사관 관람을, 셋째날은 자유시간으로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자 임상 철학자인 안광복 작가는 엄마들에게 “스스로 좋은 말과 응원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안광복 / 중동고 교사>
“15분 정도 뒤척거리다가 잠에 빠지듯이 자기를 토닥토닥토닥 하다 보면 자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자기를 방치하지 말고 따뜻한 말을 전해 주시는데…”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는 엄마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자리를 또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요비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고 부모님들에게도 위로와 휴식의 시간이 이런 게 있고 한다면 우리 서울대교구에서 오석준 신부님 괜찮으시겠죠?”
엄마와 아이들은 명동대성당도 미사도 봉헌했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엄마와 아이도 적지 않았지만, 미사의 의미를 생각하며 진중하게 참여했습니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23일 미혼모의 희년 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제공
구 주교는 용감하게 출산을 선택한 엄마들을 격려했습니다.
<구요비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여러분이 지나온 세월은 무척 힘겨웠을 거고 지금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하루하루 만만치 않은 시간임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엄마가 되기를 선택한.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나에게 주어진 태아의 생명, 어린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생후 37일 아들을 안고 온 엄마는 구 주교의 강론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박 모>
“아까 말씀 중에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말씀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와 닿아서 눈물도 조금 났거든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고 해서 뭉클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