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8번째 군인 주일을 맞아, 국토 방위에 헌신하는 모든 장병과 그 곁을 지키는 군종사제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엄격한 군 생활 속에서 장병들의 영적·정신적 안정을 위해 애쓰는 사제와 수도자들 그리고 묵묵히 기도와 후원으로 동행해 온 신자들의 노고는 교회 공동체의 큰 자산이다.
1968년 주교회의에서 군인 주일을 제정할 당시, 군종신부단 총재였던 고(故) 지학순(다니엘) 주교가 강조했듯, 군 사목은 결코 외롭고 힘든 자리만이 아니다. 한 명의 사제가 헌신할 때 수많은 장병에게 신앙과 희망이 퍼져나간다. 실제로 군대 안에서 신앙을 받아들인 수많은 청년이 지금은 한국교회의 든든한 주춧돌로 성장했다. 이는 하느님께서 군 사목을 통해 맺어주신 귀한 열매다.
오늘날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 신앙의 약화라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군종사제들은 언제나 병사들의 곁에 머물고 있다. 때로는 사제로, 때로는 형이나 오빠 같은 이웃으로 다가가 환대와 공감으로 함께하는 모습은 바로 ‘야전병원’ 교회의 참모습이다.
올해 열린 군종교구 청년대회 역시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고 미래를 다짐하는 소중한 결실이었다. 군 복무 중 맺은 신앙의 경험이 장병들의 삶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도록, 우리 교회는 군 사목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더욱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군인 주일은 우리 모두가 군 사목의 가치를 새기고, 감사와 격려로 함께하는 날이다. 군 장병과 군종사제들의 헌신 위에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한다.